인간도 숙연하게 만드는 '고래 떼죽음'의 비밀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오전 7시께 스코틀랜드 북서부 루이스섬 노스톨스타에 있는 트라이모르 해변으로 들쇠고래(pilot whale) 55마리가 떠밀려와 오도 가도 못하게 됐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해양생물 보호단체 '영국다이버해양구조대'(BDMLR)가 현장으로 달려갔지만 이미 대부분은 폐사하고 약 15마리만 살아있었다. 구조대는 아직 활발하게 움직이는 들쇠고래 두 마리를 바다로 다시 돌려보내려 시도했다. 그러나 이 가운데 한 마리는 인근 해변에 다시 좌초해 폐사했고 한 마리만 가까스로 빠져나갔다.
이 과정에서 몇 마리가 더 죽어 10여마리 만이 남았지만 거친 파도로 구조작업이 어려웠다. 구조대는 결국 고래들이 물 밖에서 버틸 수 있는 시간 등을 고려해 같은 날 오후 남은 개체 모두를 안락사시켰다.
들쇠고래는 참돌고래과에 속하는 종으로 성체의 크기는 길이 6m에 몸무게 1톤(t)에 이른다. 이런 엄청난 덩치가 돌쇠고래의 폐사 원인이기도 하다.
BDMLR에서 복지·보호 책임자로 일했던 댄 자비스는 BBC에 "(들쇠고래들은) 진화하면서 육지에서 자신의 몸무게를 지탱할 능력을 잃어버렸다. 이 때문에 해변에 올라오면 (자기 몸에) 압사하게 된다"고 말했다.
들쇠고래는 해변에 떠밀려와 떼죽임당하는 경우가 다른 종보다 잦은데, 무리를 지어 생활하는 이 고래 종은 동료 고래가 어려움에 처하면 나머지도 따라오는 습성이 있기 때문이다.
조사 결과 이번에 집단 폐사한 돌고래들도 출산 도중 문제가 생긴 암컷 돌고래 한 마리를 따라 좌초한 것으로 추정된다.
구조대 관계자는 "들쇠고래들은 사회적 유대가 너무 강해 한 마리가 어려움에 빠져 뭍으로 떠밀려 올라오면 나머지도 따라와 더 많은 고래가 좌초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