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코로나 붐 끝나"…이달 말 정치국 회의 주목
중국 증시 떨어지고 위안/달러 환율은 올라
시장 예상 밑돈 중국 성장률…추가 부양책 목소리 커져
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시장 전망을 밑돌고 소비 둔화 징후가 나타나면서 시장에서는 추가 부양책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17일 블룸버그·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해 1분기 성장률(+4.5%)은 상회했지만, 로이터가 집계한 시장 전망(+7.3%)에는 못 미쳤다.

이는 2021년 2분기(+8.3%) 이후 최고 수준이지만 지난해 코로나19 봉쇄 등에 따른 기저효과를 반영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분기 대비 성장률은 0.8%로 시장 전망치(+0.5%)를 상회했지만 1분기(+2.2%)보다 낮았다.

6월 소매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해, 5월(+12.7%)보다 내려간 것은 물론 시장 전망(+3.2%)도 하회했다.

6월 도시 실업률은 5.2%로 전월과 같았지만 청년(16∼24세) 실업률은 21.3%로 지난달(20.8%)에 이어 역대 최고치를 또다시 새로 썼다.

일각에서는 부동산 경기가 여전히 살아나지 않는 가운데, 중국 당국이 올해 성장률 목표로 제시한 '5% 안팎' 달성 가능성에도 의문을 표하는 상황이다.

그나마 6월 공업생산액이 전년 동기 대비 4.4% 상승해, 5월 상승률(+3.5%)은 물론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전망(2.5%)도 넘어선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경제가 반등했다면서도 "세계적인 정치·경제 상황이 복잡하고, 국내 경제 회복과 발전 토대가 여전히 탄탄하지 않다"고 밝혔다.

호주 커먼웰스은행(CBA)의 캐럴 쿵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위드 코로나 붐'이 분명히 끝났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궈타이쥔안 인터내셔널의 저우하오 이코노미스트는 소비 부진에 따른 둔화라면서 수요 측면의 부양책 요구가 나온다고 전하는 한편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데이비드 취와 수창 등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의 성장엔진이 소비에서 생산으로 넘어가는 신호"라면서도 "국내외 수요 둔화는 지속적인 회복에 장애다.

약한 지표는 추가적인 부양책을 위한 근거를 강화한다"고 봤다.

핀포인트자산운용의 장즈웨이 이코노미스트는 2분기 명목 GDP 성장률이 인플레이션 조정을 거친 성장률보다 낮다면서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위험이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중국의 GDP 디플레이터는 2009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선 상태다.

이달 말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에서 추가 부양책이나 경제정책 기조 변화가 논의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호주뉴질랜드(ANZ)은행의 싱자오펑 전략가는 이 회의 전에 추가 재정부양책이 나올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다만 중국의 부채 문제가 심각한 만큼, 전반적인 부양책보다는 맞춤형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오고,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들은 추가적인 부양책을 예상하면서도 "(문제 해결에) 특효약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홍콩 증시가 태풍 영향으로 휴장한 가운데, 중국 본토의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성분지수는 각각 전장 대비 0.87%, 0.51% 하락 마감했고, 코스피는 0.35% 떨어졌다.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0.09%), 호주 S&P/ASX 200 지수(-0.06%)는 약보합세였고, 대만 자취안지수는 0.29% 올랐다.

역외위안/달러 환율은 한국시간 오후 4시 10분 기준 전장 대비 0.0245위안 오른 7.1829위안을 기록 중이다.

원/달러 환율은 0.8원 오른 1,266.6원에 장을 마쳤고, 엔/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0.34엔 하락한 138.46엔에 거래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