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세대가 죽는다] ⑧"지금이 청소년 마약 근절할 마지막 골든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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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아이들 친숙한 SNS로 마약 퍼져"
"의지로 단약할 수 있다는 건 착각…주변 도움 청해야"
이슈팀 = "예전에는 아이들이 등교할 때 '차 조심해'라고 이야기했잖아요.
앞으로는 이게 '마약 조심해'로 바뀔 수 있다는 겁니다.
"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6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어른들의 인식 이상으로 청소년 사이에서 마약이 크게 확산한 상태"라며 "유통 수법은 날로 교묘해지고 있으나, 법과 제도는 그것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승 위원은 "마약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며 "지금 철저한 대책과 재활 방안을 세우지 않아서 이 순간을 놓친다면 사실상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마리화나(대마초)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속속 이를 합법화하기 시작한 미국을 예로 들었다.
최근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따르면 미국 내 18∼30세 성인의 지난해 마리화나 사용률이 43%로 조사돼 198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미국 50개 주 중 37개 주와 워싱턴DC는 마리화나의 의료 사용을 허용하고 있으며, 18개 주와 워싱턴DC는 비의료적 사용도 허가하고 있다.
미 연방하원은 지난 4월 마리화나를 유통하거나 소지한 사람에 대한 처벌 조항을 삭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상원에서도 민주당이 합법화를 추진하고 있다.
승 위원은 "미국 대학생 중 상당수가 대마초를 경험했다는 조사도 나올 정도로 마약이 미국 내 청소년 사이가 크게 퍼져 있다"며 "이들을 전부 전과자로 만들 순 없는 노릇이니 구매·사용을 허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그런 지경까지 가서는 안 되지 않겠냐"라면서도 "마약이 청소년 일상 깊숙이 침투한 것은 사실"이라고 짚었다.
최근 대검찰청 마약·조직범죄부가 발간한 '2022년 마약류 범죄 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적발된 마약류 사범 1만8천395명 가운데 30대 이하가 59.8%(1만988명)를 차지했다.
특히 20대가 5천804명으로, 전 연령대 통틀어 가장 많았다.
19세 이하 마약류 사범도 481명에 달했다.
이는 마약 거래 방식이 기존 오프라인에서 다크웹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으로 넘어갔기 때문으로 승 위원은 내다봤다.
실제로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가 2021년 다크웹 내 28개 주요 거래사이트를 모니터링한 결과 다크웹을 통한 거래 중 91%가 마약류 거래였다고 한다.
승 위원은 "요즘 스마트폰 안 쓰고 SNS 가입 안 한 아이들이 있을까 싶다"며 "기성세대보다 훨씬 모바일 세상에 친숙한 청소년이 이를 통해 마약을 손쉽게 구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모 입장에선 안전하다고 생각한 방 안에서 마약이 거래된다는 의미"라며 "결국 약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선 수사 방식도 기존 아날로그에서 벗어나 디지털로 바꿔 나아가야 한다"고 분석했다.
마약에 호기심을 보이는 청소년에게 그는 "손대면 결코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라며 "유혹은 맞닥뜨려 이겨내는 게 아니라 피하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미 마약에 노출된 청소년에게는 "한번 실수한 것뿐이지, 인생이 끝난 게 아니다"라며 "반드시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폭넓은 치료 재활 시스템이 필요하지만, 부족한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21개 마약류 중독자 치료보호기관이 지정돼 421명이 치료를 받았는데, 인천참사랑병원(276명)과 경남 국립부곡병원(134명)에 97%가 몰렸다.
13곳은 치료보호실적이 전무했고, 중독 치료 전문 의료진의 부재 등으로 환자를 받을 수 없는 병원도 있었다.
그는 "약물로부터 청소년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재활 기관과 교육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며 "동시에 부모나 교사를 대상으로 한 교육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이 청소년 마약을 근절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우리 아이들을 위해 가정과 국가, 사회 구성원이 관심을 끊임없이 가져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
/연합뉴스
"의지로 단약할 수 있다는 건 착각…주변 도움 청해야"
이슈팀 = "예전에는 아이들이 등교할 때 '차 조심해'라고 이야기했잖아요.
앞으로는 이게 '마약 조심해'로 바뀔 수 있다는 겁니다.
"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6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어른들의 인식 이상으로 청소년 사이에서 마약이 크게 확산한 상태"라며 "유통 수법은 날로 교묘해지고 있으나, 법과 제도는 그것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래세대가 죽는다] ⑧"지금이 청소년 마약 근절할 마지막 골든타임"](https://img.hankyung.com/photo/202307/AKR20230621156000518_01_i_P4.jpg)
그러면서 마리화나(대마초)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속속 이를 합법화하기 시작한 미국을 예로 들었다.
최근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따르면 미국 내 18∼30세 성인의 지난해 마리화나 사용률이 43%로 조사돼 198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미국 50개 주 중 37개 주와 워싱턴DC는 마리화나의 의료 사용을 허용하고 있으며, 18개 주와 워싱턴DC는 비의료적 사용도 허가하고 있다.
미 연방하원은 지난 4월 마리화나를 유통하거나 소지한 사람에 대한 처벌 조항을 삭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상원에서도 민주당이 합법화를 추진하고 있다.
승 위원은 "미국 대학생 중 상당수가 대마초를 경험했다는 조사도 나올 정도로 마약이 미국 내 청소년 사이가 크게 퍼져 있다"며 "이들을 전부 전과자로 만들 순 없는 노릇이니 구매·사용을 허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그런 지경까지 가서는 안 되지 않겠냐"라면서도 "마약이 청소년 일상 깊숙이 침투한 것은 사실"이라고 짚었다.
최근 대검찰청 마약·조직범죄부가 발간한 '2022년 마약류 범죄 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적발된 마약류 사범 1만8천395명 가운데 30대 이하가 59.8%(1만988명)를 차지했다.
특히 20대가 5천804명으로, 전 연령대 통틀어 가장 많았다.
19세 이하 마약류 사범도 481명에 달했다.
![[미래세대가 죽는다] ⑧"지금이 청소년 마약 근절할 마지막 골든타임"](https://img.hankyung.com/photo/202307/GYH2023070500140004400_P2.jpg)
실제로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가 2021년 다크웹 내 28개 주요 거래사이트를 모니터링한 결과 다크웹을 통한 거래 중 91%가 마약류 거래였다고 한다.
![[미래세대가 죽는다] ⑧"지금이 청소년 마약 근절할 마지막 골든타임"](https://img.hankyung.com/photo/202307/AKR20230621156000518_02_i_P4.jpg)
그는 "부모 입장에선 안전하다고 생각한 방 안에서 마약이 거래된다는 의미"라며 "결국 약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선 수사 방식도 기존 아날로그에서 벗어나 디지털로 바꿔 나아가야 한다"고 분석했다.
마약에 호기심을 보이는 청소년에게 그는 "손대면 결코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라며 "유혹은 맞닥뜨려 이겨내는 게 아니라 피하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미 마약에 노출된 청소년에게는 "한번 실수한 것뿐이지, 인생이 끝난 게 아니다"라며 "반드시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폭넓은 치료 재활 시스템이 필요하지만, 부족한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21개 마약류 중독자 치료보호기관이 지정돼 421명이 치료를 받았는데, 인천참사랑병원(276명)과 경남 국립부곡병원(134명)에 97%가 몰렸다.
13곳은 치료보호실적이 전무했고, 중독 치료 전문 의료진의 부재 등으로 환자를 받을 수 없는 병원도 있었다.
그는 "약물로부터 청소년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재활 기관과 교육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며 "동시에 부모나 교사를 대상으로 한 교육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이 청소년 마약을 근절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우리 아이들을 위해 가정과 국가, 사회 구성원이 관심을 끊임없이 가져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