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이 KDB생명 인수에 나선 것은 비(非)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통한 그룹의 경쟁력 제고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핵심 계열사인 하나은행이 작년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순이익 1위 은행’에 오른 만큼 하나금융이 KDB생명 인수를 통해 보험 분야에서도 본격적으로 경쟁력을 높여 금융시장 판도 변화를 추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일각에선 KDB생명 재무구조 개선 등에 추가 자금 투입이 필요해 하나금융이 최종 인수할지는 미지수라는 관측도 있다.○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필요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의 올 1분기 순이익(1조1095억원) 중 87.5%인 9707억원은 하나은행이 거뒀다. KB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금융지주 가운데 증권·보험 계열사가 없는 우리금융(94.1%)을 제외하고는 은행이 순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다. 하나금융은 줄곧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해 하나생명 하나손해보험 등 보험사를 자체적으로 키우거나 다른 보험사 인수를 통해 규모를 키우는 방안을 고민해왔다.함영주 하나금융 회장도 ‘1등 전략’을 강조하면서 비은행 경쟁력 강화를 강조해왔다. 함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하나금융 14개 자회사 중 해당 업종에서 최고 자리에 있는 회사가 몇 개나 되냐”며 각 사에 1등 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이후 지주사 차원에서 보험 분야는 자산 확대를 통한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다고 보고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모색해왔다.○생보업계 경쟁력 확보 가능하나생명은 올 1분기 말 기준 6조3264억원의 자산을 보유해 국내 22개 생보사 중 17위에 올라 있다. 지난해 31억원의 당기순손실에 이어 올 1분기에도 19억원의 적자를 냈다. 올 들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덕분에 대부분 보험사의 실적이 개선됐지만 하나생명의 실적은 뒷걸음질쳤다. 반면 KDB생명은 작년 481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376억원을 올리는 등 안정적인 이익을 내고 있다. 자산도 17조1433억원으로 하나생명의 세 배에 달한다.하나금융이 KDB생명을 인수해 하나생명과 합병할 경우 덩치를 키우는 한편 실적도 크게 개선할 수 있다는 평가다. 단순 합산만으로도 합병회사의 자산 순위는 메트라이프생명(21조8013억원)을 제치고 10위로 뛰어오른다.그동안 방카슈랑스를 통한 저축성보험 판매에 주력해온 하나생명과 달리 KDB생명은 보장성보험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IFRS17 도입 후 보장성보험의 수익성이 높아져 업계가 치열한 판매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보장성보험 판매 노하우를 갖춘 KDB생명 설계사 조직을 통해 하나금융이 수익성과 효율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하지만 KDB생명 인수 이후에도 추가 자금 투입이 필요하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1분기 말 KDB생명의 부채는 16조6210억원에 이른다. 하나금융이 인수한 뒤에도 후순위사채와 신종자본증권 등의 채권 만기 때마다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 여기에 법정비율(100%)에 턱걸이하는 신지급여력(K-ICS) 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자본도 확충해야 한다.하나금융이 2000억원으로 추산되는 인수 가격 외에도 유상증자 등을 통해 1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투입해야 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일각에선 하나금융의 인수 부담이 늘어날 경우 실제 인수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하나금융은 KDB생명에 대한 실사를 거친 뒤 최종 인수 여부를 확정할 방침이다.이호기/김보형 기자 hglee@hankyung.com
▶마켓인사이트 7월 13일 오후 4시 24분 KDB생명이 산업은행에 인수된 지 13년 만에 새 주인을 찾는다.산업은행은 13일 KDB생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나금융지주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과 칸서스자산운용이 공동으로 조성한 KDB칸서스밸류PEF 등이 보유한 KDB생명 지분 92.73%다. 산업은행과 칸서스자산운용은 작년 말부터 삼일PwC회계법인을 주관사로 선정해 매각 작업을 벌여 왔다. 하나금융은 6~7주일가량 본실사를 한 뒤 산업은행 측과 가격 및 조건을 협상할 계획이다.가격 협상은 2020년 JC파트너스에 매각을 추진했을 당시와 비슷한 수준에서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시 양측은 구주 2000억원과 유상증자 1500억원 등 조건에 합의했지만, JC파트너스가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매각이 무산됐다. 이번 매각에서는 이런 금융당국 승인 리스크가 높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매매 가격과 조건 등에서 양측 입장차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이번 매각은 산업은행이 2010년 KDB생명(당시 금호생명)을 인수한 이후 다섯 번째다.최석철/김보형 기자 dolsoi@hankyung.com
하나은행(은행장 이승열)은 고물가 및 원자재 가격 상승 등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을 위해 「하나 파워온 스토어」프로그램을 통한 총 50억원 규모의 상생 지원에 나선다고 밝혔다.「하나 파워온 스토어」는 지난해 4월 하나금융그룹이 소상공인의 사업장 환경 개선과 사업에 필요한 각종 교육 및 컨설팅을 통해 소상공인의 경쟁력 강화와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ESG 프로그램이다.하나은행은 소상공인과의 상생금융을 적극 실천하기 위해 11일 오전 대전 소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본사에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소상공인의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해 적극 협력키로 했다.이번 협약을 통해 하나은행은 먼저 여름철 전력 수요 증가에 따른 소상공인의 에너지 비용 절감을 위해서 ▲고효율 에너지 기기 지원 ▲전기료 절감 시스템 설치 지원 등 총 30억원 규모의 지원을 시작한다.전국에 있는 1,360여 개소 사업장을 대상으로 사업장별 최대 150만원을 지원해 노후된 냉난방기기 등을 고효율 기기로 교체하고, 330여 개소의 사업장에는 사업장별 300만원을 지원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선정한 우수 기술 보유 중소기업의 전기료 절감 시스템 설치를 지원함으로써 소상공인의 에너지 비용 부담을 덜어줄 계획이다.이승열 하나은행장은 “이번 지원이 경기 침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의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한 의미 있는 마중물이 되길 기대한다”며, “하나은행은 앞으로도 어려운 시기에 다양한 분야에서 고통을 분담하고 지역 소상공인들과의 상생금융을 통한 진정성 있는 금융지원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하나은행은 이번 업무협약을 시작으로 소상공인의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한 「하나 파워온 스토어」지원 사업을 더욱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오는 4분기 중에는 20억원 규모의 디지털 인프라 및 마케팅 컨설팅 지원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SK쉴더스와의 협업을 통해 500여 개소의 소상공인 사업장에 키오스크, AI CCTV, 클린케어 등 스마트 시스템 구축을 지원함으로써 소상공인 사업장의 디지털 전환을 돕기로 했다.또한, 시설지원 사업뿐만 아니라 약 500명의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1:1 맞춤 진단 및 경영 개선 컨설팅도 진행함으로써 업종 및 개별 상황에 맞는 온라인 마케팅 솔루션도 제공할 계획이다.하나은행은 금융취약계층 및 소상공인을 위한 실질적인 금융지원을 지속해 오고 있다. 지난 2월 에너지 가격 급등과 금융비용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는 금융취약계층을 위해 총 300억원 규모의 노사공동기금을 조성해 에너지 생활비를 지원한 바 있으며, 대표적인 서민금융상품인 햇살론15 상품에 대해서 이자 캐쉬백 프로그램도 실시하고 있다.이외에도 지난 3월부터 실시한 ‘사장님 희망드림 프로그램’을 통해 외식업 및 도소매업을 영위하고 있는 개인사업자들에게 이자 캐쉬백을 실시하는 등 소상공인을 위한 상생금융 실천에 앞장서고 있다.하나은행 ESG기획부 장희진 차장 (T. 317-5928)홍보부 박현민 차장 (T: 729-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