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개 시군에 월세 150만원·상담사 인건비 매월 230만원 소요
강원도의회 지역상담소 추진에 "혈세 낭비", "명분 실종" 비판
강원특별자치도의회가 지역 민원을 신속히 수렴·해결할 목적으로 각 시군에 지역상담소 설치를 추진하자 시민단체와 공무원노조에서 '혈세 낭비'를 지적하며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강원도의회 의회운영위원회는 지난 10일 '강원특별자치도의회 지역상담소 설치·운영에 관한 조례안'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해당 조례안에는 도민의 고충 민원 수렴을 위해 지역상담소를 설치·운영할 수 있고, 필요한 경우 민원 상담관을 위촉할 수 있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도의회는 조례안에 덧붙인 비용추계서에서 5년(2023∼2027년)간 46억2천600만원이 들 것으로 계산했다.

사무실 임차료(보증금 3천만원·월 150만원)에 상담사 인건비(월 230만원), 집기구매비, 관리비 등을 모두 합한 금액이다.

이를 두고 강원평화경제연구소는 11일 성명을 내고 "민원 사무실이 필요하면 시군 행정복지센터나 관공서 또는 기초의회 공간을 빌리거나 공유하면 된다"며 "굳이 월세 150만원과 유급 사무원을 고용해 혈세를 낭비할 이유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당법을 교묘히 빠져나가 편법적인 지역구 관리를 위한 '개인 관리 사무소' 설치와 불법적인 '정당 사무실' 운영으로 전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강원지역본부도 성명을 통해 "그동안 도의원들이 지역 민원 수렴창구가 없어서 일을 못 했느냐"며 "상시적인 상담소가 굳이 있을 이유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원 수렴 공간이 없다는 건 핑계고, 실상은 차기 선거를 위한 지역거점을 마련하겠다는 술수가 아닌지 지극히 합리적인 의심이 든다"며 "명분도 실리도 없는 지역상담소는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의당 강원도당도 "도의회는 '보이지 않는 운영의 가치를 봐야 한다'고 하지만 이렇다 할 가치를 담고 있지 않고, 앞으로도 그 가치를 찾을 수 없을 것"이라며 철회를 요구했다.

한편 도의회는 오는 21일 제5차 본회의에서 해당 조례안을 최종 의결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