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CNN "스레드 1억명 돌파에 트위터 잠식" 집중 조명
"페북·인스타 운영해본 저커버그, 스레드에 영업 노하우"
작년 트위터 인수한 머스크 입지 흔들…"스레드는 대체제 못돼" 분석도
트위터 어쩌나…머스크 악재 이어 '스레드로 대탈출' 현실로
글로벌 시장에서 텍스트 기반 소셜미디어로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해온 트위터가 '대항마' 스레드의 급부상에 흔들리고 있다.

트위터는 작년 '괴짜 갑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팔린 이후 숱한 좌충우돌로 광고주 이탈을 겪은 데 겹쳐, 최근 출시 닷새 만에 가입자 1억명을 돌파한 스레드에 이목을 빼앗기며 갈수록 휘청이는 모양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트위터는 월간 활성 이용자(MAU) 약 5억3천500만명을 기록하고 있다.

아직은 스레드의 규모를 월등히 앞서고 있다.

하지만 추세로 보면 스레드가 눈 깜짝할 새 약진하는 동안 트래픽을 잠식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통계 사이트 시밀러웹(Similarweb)에 따르면 스레드 출시 다음날인 지난 6일부터 이틀 동안 트위터의 트래픽은 전주 대비 5% 줄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는 11% 급감했다.

WSJ은 "사용자들이 두 개의 소셜미디어를 모두 굴리려고 하기보다는 스레드를 위해 트위터 이용을 줄일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며 "스레드의 초고속 성장이 트위터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언급했다.

트위터 어쩌나…머스크 악재 이어 '스레드로 대탈출' 현실로
머스크가 작년 10월 경영에 손대기 시작한 이후부터 트위터가 일련의 변화를 겪게 됐고, 이로 인해 경쟁자들이 뛰어들 수 있는 공간이 생겨났다는 지적이다.

트위터 취임 일성으로 구독 수익 증가와 비용 절감을 내세운 머스크는 계정 인증 서비스인 '트위터 블루'를 유료화했고, 최근에는 월 사용료를 내지 않는 무료 계정에는 월별 조회 가능 게시물에 제한을 두는 등 조치를 강행하며 반발을 샀다.

대규모 감원의 여파로 접속 장애가 빈발하는가 하면, 콘텐츠 감시 기능이 취약해지며 성 착취물이나 혐오성 발언, 허위정보 등 문제성 트윗이 늘어났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광고주 상당수가 결별을 선언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 투자 자문사 에버코어ISI의 마크 마하니는 "스레드는 광고주들이 관련 고객을 효과적으로 겨냥하고 캠페인을 운영할 수 있도록 돕는 데에 매우 능숙한 회사가 소유하고 있다"며 "트위터보다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 저커버그가 이끄는 스레드의 모회사 메타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운영으로 축적한 노하우라는 강점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CNN 방송은 이날 "대량 해고와 잦은 서비스 장애, 광고주 이탈 등을 견뎌온 트위터에 메타의 경쟁 앱 출시는 결정타가 될 수 있다"며 "트위터의 미래가 의구심에 휩싸였다"고 언급했다.

텍스트 기반 소셜미디어라는 플랫폼 특징에 비춰봐도 스레드가 트위터보다 낫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트위터 어쩌나…머스크 악재 이어 '스레드로 대탈출' 현실로
스탠퍼드대 산하 인터넷관측소의 알렉스 스태머스 소장에 따르면 최근 두 소셜미디어에 같은 메시지를 띄운 후 약 23시간 동안 반응을 비교해본 결과 트위터보다 스레드에서 더 많은 사용자 참여도가 관찰됐으며, 답글의 질적인 측면에서도 스레드가 우월한 것으로 평가됐다고 한다.

스태머스 소장은 "테크 분야의 진지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플랫폼으로서 트위터는 이미 끝났다"고 단언했다.

유명 인사들조차 너도나도 유행처럼 스레드 계정을 새로 파면서 한때 최대 공론장으로 기능했던 트위터는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

앞서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과 스티브 스컬리스 하원 원내총무 등 공화당 간판 정치인들이 스레드를 시작했다.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과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 팀 스콧 상원의원 등 대선 잠룡들도 마찬가지다.

민주당에서도 의원 다수가 스레드에 가입했고, 니라 탠든 국내정책위원장과 앤드루 베이츠 언론 담당 부보좌관 등 백악관 보좌진도 여럿 동참했다.

빌 게이츠와 오프라 윈프리 등 '셀럽'들도 잇따라 뛰어들었다.

여기에 트위터 서비스에 실망한 개인 인플루언서들도 스레드로 등을 돌리고 있다고 AP 통신은 보도했다.

트위터 어쩌나…머스크 악재 이어 '스레드로 대탈출' 현실로
볼티모어에 거주하는 앤 콜먼(50)은 애초 트위터 사용에 혼란을 느끼다 최근 자신이 팔로우하던 한 코미디언의 메시지를 보고는 스레드에 가입했다고 한다.

트위터에서 스팸 메시지를 이유로 페이지 사용이 중단돼 새 계정을 만들어야 했던 마이클 이반코(28)도 스레드로 넘어왔다.

다만 스레드의 성공 여부를 아직 장담할 수는 없다는 시각도 있다.

AP는 "트위터의 거친 문화에 익숙한 사람들은 인스타그램 출신의 느긋한 이들을 자극할 수 있다"며 새 플랫폼 내에서의 문화 충돌 가능성을 지적했다.

CNN은 여러 정치인의 참여에도 불구하고 아직 스레드에는 국가 지도자급 사용자가 없다며 "스레드는 트위터의 라이벌이지만 완전한 대체제는 아닐 것"이라고 언급했다.

캐선드 증권의 애널리스트 에릭 로스는 WSJ 인터뷰에서 "트위터는 2006년 출시된 이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몰린 '팔러'와 같은 경쟁 소셜미디어들을 떨쳐냈고, 최근의 난관도 떨쳐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트위터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