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 인텔 방문…"고성능 차량용 반도체 공급망 점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현지시간 7일 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 인텔의 아일랜드 캠퍼스를 방문했다.

정의선 회장은 이날 아일랜드 킬데어주 레익슬립에 위치한 인텔의 아일랜드 캠퍼스에서 인텔의 글로벌 사업 현황 등에 대해 듣고, 반도체 생산 공정을 둘러 봤다.

정의선 회장의 이번 방문은 글로벌 주요 시장의 반도체 공급망 재편 움직임 등을 파악하고, 향후 차량용 반도체의 원활한 수급을 위한 다각적인 대응 시나리오를 모색하기 위함이다.

인텔의 아일랜드 캠퍼스는 유럽 내 핵심 기지로 인텔은 현재 아일랜드 캠퍼스에 첨단 반도체 제조 시설 '팹34'를 추가로 구축하고 있다.

EUV(Extreme Ultraviolet·극자외선)를 이용하는 최신 제조 설비로 고성능 반도체를 생산하는 유럽 차세대 생산 거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텔은 최근 유럽연합(EU)의 적극적인 반도체산업 육성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 거점을 확충하고, 주요 국가에 신규 공장과 연구개발센터 건립 계획을 발표하는 등 유럽에서의 입지를 넓혀 나가고 있다.

이날 정의선 회장은 앤 마리 홈즈 인텔 반도체 제조그룹 공동 총괄 부사장의 안내로 '팹24'의 '14나노 핀펫 공정'을 둘러봤다.

핀펫이란 정보처리 속도와 소비전력 효율을 높이기 위해 반도체 소자를 3차원 입체구조로 만든 시스템 반도체 기술이다.

팹24에서는 이 기술을 통해 현대자동차의 표준형 5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제네시스 G90·기아 EV9에 탑재되는 CPU를 생산해 공급하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올해 초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신년회에서 "현재 자동차에 200~300개가량의 반도체 칩이 들어 있다면 레벨4 자율주행 단계에서는 2,000개의 반도체 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차량용 반도체와 그룹 내 관련 기술 내재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팹24를 둘러본 정의선 회장은 이어 인텔의 팹 운영 현황을 365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는 원격 운영 센터에서 인텔의 반도체 생산 및 공급망 관리 프로세스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한편 고성능 차량용 반도체의 수요는 매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고성능 차량용 반도체는 전기차를 비롯해 자율주행차, PBV(Purpose Built Vehicle·목적 기반 차량) 등 미래 모빌리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메인 부품이다.

특히 현대차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SDV(Software Defined Vehicle·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 체제 전환을 위해서는 대용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연산해 처리할 수 있는 반도체 칩이 필수적이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주요 반도체 기업들과의 다각적인 협력을 통한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하고, 더 나아가 미래 모빌리티에 적용될 고성능 차량용 반도체 개발 및 기술 역량 내재화를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위해 앞서 2020년 R&D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현대모비스와 현대오트론 반도체 사업 부문을 합친 바 있다.

또 유망 기술을 보유한 반도체 스타트업에도 투자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차량용 반도체 스타트업인 보스반도체에 20억원 규모의 후속 투자를 단행했다.


이서후기자 after@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