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원 대상 설문조사…응답자 83% "1년반 새 취재환경 악화"
"취재원, 갈수록 코멘트 삼가…민감한 주제 논의 피해"
홍콩외신기자클럽 "홍콩 취재환경 갈수록 더 어려워져"
홍콩외신기자클럽(HKFCC)은 6일 홍콩에서의 취재 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HKFCC는 최근 진행한 기자 회원 대상 설문 결과를 발표하면서 "많은 기자가 홍콩에서의 취재 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음을 발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설문 결과를 회원들의 정서에 대한 진정한 지표로 받아들인다면 이는 홍콩에서 현재 언론의 자유가 우려스러운 상태임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의 83%가 지난 18개월간 취재 환경이 악화했다고 밝혔다.

또 응답자의 65%가 자기 기사에 대해 내용이든 특정 주제를 피하는 것이든 '자기 검열'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직전인 2021년 10월 설문에서의 응답률(56%)보다 높아진 것이다.

57%는 자신이 속한 언론사에서 검열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고, 67%는 어떤 주제가 민감한 것인지에 대해 분명히 인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응답자의 79%가 취재원과 소통하는 것이 업무의 일부라고 밝혔는데 그중 88%는 홍콩에 있는 취재원들이 점점 코멘트를 삼가고 있고 민감한 주제에 대한 논의를 피하고 있다고 밝혔다.

취재 활동과 관련해 체포나 기소의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느냐는 질문에서 응답자의 56%는 "다소 걱정한다", 17%는 "매우 걱정한다"고 답했다.

또 82%는 디지털 혹은 신체적 감시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답했으나, 아직 실제 감시를 경험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응답자 중 1명은 신체적 감시, 4명은 신체적 감시와 디지털 감시를 모두 경험했다고 말했다.

HKFCC는 외신 기자와 홍콩 기자 모두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으며, 기업인과 학자도 회원이 될 수 있다.

이번 설문은 기자 회원(총 294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22.5%인 66명이 참여했다.

HKFCC는 "기자 회원의 22.5%만 설문에 참여했지만 우리는 설문 결과를 중요하게 받아들인다"며 "기사에 대한 접근이 점점 더 조심스러워지고 있다는 것이 이번 설문을 통한 중요한 발견 중 하나"라고 밝혔다.

홍콩에서는 2020년 6월 국가보안법 시행 후 빈과일보, 입장신문 등 민주 진영 언론사들이 줄줄이 문을 닫았고 많은 언론인이 구속, 기소됐다.

HKFCC의 위상도 추락해, 지난 5월 실시된 신임회장 선거에는 유력 언론사 소속 기자가 아무도 출마하지 않은 가운데 현지 외신 특파원도 아닌 한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에디터가 단독 출마해 당선됐다.

앞서 지난해 5월 HKFCC는 '레드 라인'이 불분명해 법적 위험이 있다며 26년 역사의 인권언론상(HRPA) 주관도 포기했다.

게다가 HKFCC는 앞으로 언론의 자유에 관한 성명을 발표할 때 법률 자문과 함께 홍콩 정부와 사전에 접촉한다는 지침을 마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