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하이밍 사태’ 등 잇단 악재로 경색된 한·중 관계가 해빙 조짐을 보이고 있다. 양국 고위급 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다음주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계기로 양국 외교장관이 회담할지 주목된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5일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과 중국이 ARF에서 외교장관 회담을 여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현재 제공할 수 있는 정보가 없다”고 밝혔다. 통상 중국 외교부는 타국과의 각종 외교 행사와 관련, 조율은 이뤄지고 있지만 개최 여부 등이 확정되지 않았을 때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이같이 말하는 것이 관행이다.

한국 외교부도 한·중 외교장관 회담 개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말 취임한 친강 중국 외교부 장관과 전화 통화만 한 번 했을 뿐 대면 회담은 하지 못했다.

외교가에서는 양국 관계가 긴장 완화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지난 4일에는 최영삼 외교부 차관보가 중국 외교부를 방문해 쑨웨이둥 외교부 차관, 눙룽 외교부 차관보 등과 잇달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최 차관보는 “‘하나의 중국’ 존중 입장은 1992년 수교 이후 변함없이 견지돼 왔다”고 말하면서 대만 문제와 관련한 갈등 소지도 봉합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