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벵갈루루에 경기비즈니스센터 설립…기업 진출 교두보

뭄바이 이어 '인도판 실리콘밸리'에 2호 개설
김동연 "친구관계 업그레드 희망…경기도가 경제협력 선도"

경기도가 인도의 미래 성장산업 집적지인 남부 카르나타카주 벵갈루루에 경기비즈니스센터(GBC)를 오는 10월 설립한다.

경기도 대표단을 이끌고 인도를 방문 중인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3일 저녁(현지시간) 뉴델리 풀먼호텔에서 카르나타카주정부 측과 만나 GBC 개설을 협의했다.

김 지사는 "벵갈루루 GBC는 주정부에서 강력하게 요청해 개설하게 됐다"며 "인도 내 2개의 GBC가 한국·경기도와 인도 간, 기업 간 협력에 있어 커다란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GBC는 도내 중소기업의 수출 마케팅을 위한 경기도의 현지사무소로, 이번이 인도 내 2호다.

뉴델리에서 2천500㎞ 떨어진 인도 남부에 있는 카르나타카주는 우리 국토(남한) 면적의 약 2배인 19만1천791㎢, 인구가 6천937만명에 이른다.

자동차, 바이오, 항공우주, 의료기기 등의 미래산업 연구 및 제조 기반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주도(州都)인 벵갈루루는 '인도의 실리콘밸리'라 불릴 만큼 정보기술(IT) 관련 기업들이 집중돼 있다.

뉴델리와 뭄바이에 이어 인도에서 한인이 세 번째로 많은 곳이기도 하다.

도는 지난해 말부터 GBC 신규 설립지를 물색하던 중에 올해 3월 카르나타카주로부터 유치 희망서를 받았다.

이후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경과원)이 도내 기업 대상 수요 조사(594개사 조사에서 인도 1위), 선정위원회, 현지 실사 등을 거쳐 벵갈루루를 대상지로 결정했다.

경과원은 현지 소장, 사무실 확보 등을 거쳐 이르면 10월 벵갈루루 GBC를 개소할 계획이다.

GBC는 도내 중소기업의 수출을 지원하는 등 해외 진출 교두보 기능을 수행하는 경기도의 해외 사무소다.

'경기도판 작은 코트라(KOTRA)'인 셈이다.

전 세계에 인도(뭄바이), 러시아(모스크바), 말레이시아(쿠알라룸푸르), 미국(로스앤젤레스), 베트남(호치민), 케냐(나이로비), 이란(테헤란), 태국(방콕), 중국(상하이·선양·광저우·충칭) 등 9개국에 12개소가 운영 중이다.

이번 벵갈루루 GBC 설립은 현지 사무소장의 발품에 의존했던 기존 12개 GBC와 달리, 경기도와 카르나타카주 간 지방정부 경제외교의 성공 사례라고 도는 설명했다.

김 지사는 이날 인도 경제단체 대표 및 기업들인과도 간담회를 했다.

간담회에서는 반도체, 바이오 의료, 모빌리티 등 첨단산업부터 스마트 농업, 사회적 경제 분야까지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다.

인도 경제인 측은 지적재산권(IP) 분야와 관련해 테크놀로지 서밋(Technology Summit) 개최를 제안했으며, 김 지사는 1980년대 중반 한미 무역 마찰 당시 담당 공무원으로서 협상 경험을 회고하면서 "IP 보호야말로 지속 가능한 경제 발전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이슈"라며 협력하겠다고 화답했다.

김 지사는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27%가 있고 특히 경제·산업의 심장으로 반도체, 바이오, IT, 첨단모빌리티 등 모든 산업의 중심이 경기도에 있다"며 "경기도와 인도가 경제협력, 수출, 투자, 인적 교류 등 모든 면에서 업그레이드된 친구 관계를 맺기 희망한다"고 했다.

이날 간담회는 소냐 프라샤 인도전시산업협회장, 아시시 모한 인도산업연합 사무국장, 산토쉬 매튜 인도상의연합회 수석이사, 사리데비 죠티 쿠마 GITA(국제혁신기술연맹) 회장, 수지트 카노리아 카노리아그룹 인프라개발협력부문 사장, 사릴 모한 힌두자그룹 대외협력담당 총괄매니저 등이 참석했다.

이어 김 지사는 4일(현지시간) 같은 호텔에서 인도에 진출한 한국기업 대표들을 만나 애로 상황을 들고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현지의 비관세 장벽, 자국산업 보호 통상정책, 소급 입법에 따른 과세, 계약 조건 외 요구 관행, 청년 인력 파견, 장년층 프로그램, 게임 서비스에 대한 규제, 기후변화 대응 등이 거론됐다.

김 지사는 "제 35년 공직 생활의 첫 커리어는 국제협력이었다.

경기도지사로 있는 동안에 가장 활발하게 대외활동을 해서 대한민국 외교는 용산이 아니라 광교에서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오늘도 경제부총리로 왔다는 착각이 생길 정도"라면서 "인도와 좋은 협력관계를 확대하기 위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은 현대자동차, 신한은행, 포스코, 아시아나, GS건설, 롯데정밀화학, SK하이닉스, 크래프톤, 제이월드, 유신엔지니어링, 이렌텍, KNJ 로지스틱스, KG 스틸 등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