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표선발전 자유형 50m 공동 22위로 대회 마감
드레슬, 세계선수권 출전 무산…코치 "오랜만에 행복하게 수영"
이달 14일 개막하는 2023 국제수영연맹 후쿠오카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현역 최고의 수영 스타 케일럽 드레슬(26·미국)의 모습을 볼 수 없게 됐다.

드레슬은 2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열린 2023 미국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50m 예선에서 22초72로 경기를 마쳐 공동 22위에 그쳤다.

예선을 1위로 통과한 라이언 헬드보다 1.07초나 뒤처졌고, 상위 8명이 겨루는 결승에 진출하기 위한 '커트 라인'보다 0.59초 느렸다.

앞서 자유형 100m와 접영 50m·100m 모두 저조한 기록에 그쳐 세계선수권대회 출전 티켓을 얻지 못했던 드레슬은 마지막 일정인 이날 자유형 50m에서도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드레슬은 자유형 100m에서 예선 29위, 접영 100m에서 공동 5위를 남겼다.

올림픽 공식 종목이 아닌 접영 50m에서 3위를 차지한 게 이번 대회 최고 성적이지만, 국가대표로 뽑히지 못했다.

드레슬은 올림픽 금메달만 7개, 세계선수권대회(롱 코스·50m) 금메달 15개를 목에 건 미국 수영 영웅이다.

생애 처음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권을 따낸 한국 접영 간판 백인철(부산광역시중구청)이 후쿠오카에서 직접 만나면 수영모를 바꾸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선수들 사이에서 우상과 같은 존재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미국 수영대표팀 계주 멤버로 2관왕에 올랐던 드레슬은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수영 5관왕에 등극했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2017 부다페스트 대회 7관왕에 올랐고, 2019 광주 대회에서도 6개의 금메달을 획득했다.

드레슬, 세계선수권 출전 무산…코치 "오랜만에 행복하게 수영"
지난해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금메달 2개를 딴 드레슬은 자유형 100m 준결승 경기를 두 시간 앞두고 갑자기 기권했으며 남은 일정도 포기하고 미국으로 돌아가 이상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당시 자유형 100m 예선에서 공동 17위를 차지한 황선우(강원도청)가 드레슬의 기권으로 대신 준결승에 나서기도 했다.

기권 이후 침묵을 유지했던 드레슬은 뒤늦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공황장애와 압박감에 시달렸다는 사실을 고백했다.

치료에 전념했던 드레슬은 지난 5월 소규모 미국 국내 대회를 통해 11개월 만의 공식 경기를 치렀다.

그리고 세계선수권대회까지 도전장을 냈지만, 아직은 완전하게 본래 기량을 회복하지 못했다는 사실만 확인하고 이번 대회를 마쳤다.

드레슬의 코치인 앤서니 네스티는 자유형 50m 예선이 끝난 뒤 "오랜만에 처음으로 행복하게 수영하고 있다"며 세계선수권대회 출전 무산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다시 수영장으로 돌아와 경쟁의 기쁨을 상기했다는 것만으로도 적지 않은 소득이라는 의미다.

AP통신은 "드레슬이 8월까지는 다시 대회에 출전하지 않을 것이며, 파리 올림픽 대표 선발전에 맞춰서 완전한 모습으로 돌아오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드레슬에게 공황장애가 찾아온 정확한 이유는 밝히지 않은 네스티 코치는 "그와 같은 위치의 선수는 어깨에 많은 것을 짊어지고 있다.

그 모든 부담을 내려놓길 바랐다"면서 "자기 내면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