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신약 역사 쓴 렉라자, 폐암 1차 치료제 허가…AZ 타그리소와 정면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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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의 폐암 신약 렉라자가 국산 약의 역사를 새로 썼다. 폐암 진단 후 다른 치료제를 써보지 않고 바로 쓸 수 있는 1차 치료제로 허가를 받으면서다. 남은 절차는 건강보험 시장 진입이다. 기존 속도를 감안하면 이르면 올해 안에 보험 항목에도 포함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날 식약처 허가에 따라 앞으로는 일선 의료기관에서 다른 약을 써보지 않고도 바로 폐암 환자 치료에 렉라자를 쓸 수 있게 된다. 국산 폐암 신약이 1차 치료제로 허가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렉라자는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와 함께 3세대 폐암 표적 항암제로 분류된다. 기존 1·2세대 치료제가 듣지 않는 환자에게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두 치료제를 경쟁약물로 꼽는 배경이다.
렉라자가 식약처 허가를 받으면서 타그리소와 같은 위치에 서게 됐다. 국내 1차 치료제 허가는 타그리소가 빨랐다. 타그리소는 2018년 1차 치료제로 허가 받았다. 하지만 보험시장 진입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국내에서 항암제는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면 시장성이 '제로'에 가깝다.
타그리소는 허가 5년 만인 올해 3월 1차 관문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를 통과했다. 약제급여평가위원회, 건강보험공단 약가협상 등을 앞두고 있다. 렉라자도 같은 절차를 거쳐야 한다. 첫 목표는 다음달 열리는 암질환심의위원회 통과다.
업계에선 국산 약의 이점을 살려 유한양행이 속도전을 펼칠 것으로 내다봤다. 전례도 있다. 렉라자가 2차 치료제로 첫 시판 허가를 받았던 2021년 보험시장 진입까지 164일 밖에 걸리지 않았다. 암질환심의위원회는 한달 만에 통과했다. 국내에서 항암제 허가 후 건강보험 시장 진입까지 평균 1000일 정도 걸리는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다.
두 치료제가 비슷한 속도로 보험 시장에 진입하면 건강보험 재정 부담을 줄여야 하는 정부에도 도움이 된다는 평가다. 두 가지 경쟁약물 약가를 함께 책정하면 정부가 협상 주도권을 쥘 수 있어서다.
글로벌 시장 공략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식약처 허가를 참조하는 저개발국가 등의 진입이 한결 유리해졌기 때문이다. 앞서 유한양행은 미국과 유럽에서도 렉라자를 단독 허가 받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신약 활용도를 넓히기 위한 전략이다.
임상 3상시험을 통해 유효성은 확인했다. 지난해 말 폐암 환자 1차 치료제로 렉라자를 단독 사용했더니 기존 항암제인 아스트라제네카의 이레사보다 효과가 좋았다는 결과를 얻었다. 렉라자 투여 환자는 20.6개월 동안 암이 진행하지 않는 상태로 생존했다. 이레사 투여군은 9.7개월이었다. 렉라자는 폐암이 악화되거나 폐암으로 사망할 위험을 이레사보다 55% 낮췄다.
기존 치료제가 큰 효과를 내지 못했던 뇌전이 환자, 아시아 환자, 특정 하위 변이(L858R) 환자에게도 효과가 좋았다.
렉라자 해외 판권을 보유한 얀센은 그동안 이 약을 이중항체 치료제인 ‘리브레반트’와 함께 쓰는 ‘병용’ 전략에 집중했다. 평가 가치는 50억달러(약 6조6000억원)다. 단독 치료제로도 승인받으면 시장 가치는 더 커진다.
김열홍 유한양행 R&D 총괄 사장은 "렉라자 1차 치료제 확대로 더 많은 환자에게 고품질의 의약품 치료 기회를 더 빨리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이 기사는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 사이트 <한경 BIO Insight>에 2023년 6월 30일 15시 24분 게재됐습니다.
국산 폐암 신약 첫 1차 허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30일 렉라자를 폐암 1차 치료에 쓸 수 있도록 변경허가 했다고 발표했다. 국산 31호 신약인 렉라자는 특정 유전자 변이(EGFR)가 있는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위한 표적항암제다. 다른 치료제가 듣지 않는 환자에게만 쓸 수 있는 2차 치료제로 활용되고 있다.이날 식약처 허가에 따라 앞으로는 일선 의료기관에서 다른 약을 써보지 않고도 바로 폐암 환자 치료에 렉라자를 쓸 수 있게 된다. 국산 폐암 신약이 1차 치료제로 허가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렉라자는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와 함께 3세대 폐암 표적 항암제로 분류된다. 기존 1·2세대 치료제가 듣지 않는 환자에게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두 치료제를 경쟁약물로 꼽는 배경이다.
렉라자가 식약처 허가를 받으면서 타그리소와 같은 위치에 서게 됐다. 국내 1차 치료제 허가는 타그리소가 빨랐다. 타그리소는 2018년 1차 치료제로 허가 받았다. 하지만 보험시장 진입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국내에서 항암제는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면 시장성이 '제로'에 가깝다.
보험 진입하면 매출 6배 확대 전망
두 약이 1차 치료제로 국내 건강보험 시장에 진입하면 500억원 정도인 해당 시장 규모가 3000억~600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업계에선 평가했다. 지난해 161억원이었던 렉라자 연 매출은 단숨에 1000억원까지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타그리소는 허가 5년 만인 올해 3월 1차 관문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를 통과했다. 약제급여평가위원회, 건강보험공단 약가협상 등을 앞두고 있다. 렉라자도 같은 절차를 거쳐야 한다. 첫 목표는 다음달 열리는 암질환심의위원회 통과다.
업계에선 국산 약의 이점을 살려 유한양행이 속도전을 펼칠 것으로 내다봤다. 전례도 있다. 렉라자가 2차 치료제로 첫 시판 허가를 받았던 2021년 보험시장 진입까지 164일 밖에 걸리지 않았다. 암질환심의위원회는 한달 만에 통과했다. 국내에서 항암제 허가 후 건강보험 시장 진입까지 평균 1000일 정도 걸리는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다.
두 치료제가 비슷한 속도로 보험 시장에 진입하면 건강보험 재정 부담을 줄여야 하는 정부에도 도움이 된다는 평가다. 두 가지 경쟁약물 약가를 함께 책정하면 정부가 협상 주도권을 쥘 수 있어서다.
글로벌 시장 공략 속도도 빨라질 듯
환자 지원 프로그램도 가동했다. 렉라자가 1차 치료제로 보험 시장에 진입하기 전까지 폐암 환자에게 무료로 약을 지원한다. 각 병원별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 심의를 거쳐 순차적으로 쓸 수 있을 것으로 업체 측은 내다봤다. 고 유일한 창업주의 뜻에 따라 최대한 많은 환자들이 신약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글로벌 시장 공략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식약처 허가를 참조하는 저개발국가 등의 진입이 한결 유리해졌기 때문이다. 앞서 유한양행은 미국과 유럽에서도 렉라자를 단독 허가 받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신약 활용도를 넓히기 위한 전략이다.
임상 3상시험을 통해 유효성은 확인했다. 지난해 말 폐암 환자 1차 치료제로 렉라자를 단독 사용했더니 기존 항암제인 아스트라제네카의 이레사보다 효과가 좋았다는 결과를 얻었다. 렉라자 투여 환자는 20.6개월 동안 암이 진행하지 않는 상태로 생존했다. 이레사 투여군은 9.7개월이었다. 렉라자는 폐암이 악화되거나 폐암으로 사망할 위험을 이레사보다 55% 낮췄다.
기존 치료제가 큰 효과를 내지 못했던 뇌전이 환자, 아시아 환자, 특정 하위 변이(L858R) 환자에게도 효과가 좋았다.
렉라자 해외 판권을 보유한 얀센은 그동안 이 약을 이중항체 치료제인 ‘리브레반트’와 함께 쓰는 ‘병용’ 전략에 집중했다. 평가 가치는 50억달러(약 6조6000억원)다. 단독 치료제로도 승인받으면 시장 가치는 더 커진다.
김열홍 유한양행 R&D 총괄 사장은 "렉라자 1차 치료제 확대로 더 많은 환자에게 고품질의 의약품 치료 기회를 더 빨리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이 기사는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 사이트 <한경 BIO Insight>에 2023년 6월 30일 15시 24분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