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미중 패권경쟁 속 한국의 외교 전략 놓고 견해차
[한반도 심포지엄] "中 대외정책 본질은 전랑외교" vs "美는 자국 최우선주의"
연합뉴스·통일부 주최로 29일 열린 '2023 한반도 미래 심포지엄'에서 미·중 패권 경쟁 상황 속에서 한국의 외교 전략에 대해 여야 정치인들이 견해차를 보였다.

여당 측은 전랑(戰狼·늑대전사) 외교는 중국 대외정책의 본질이라고 주장했고, 야당 측은 역내 개방적 체계를 유지하기 위해 한국이 미국도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이날 한반도 미래 심포지엄 '재편되는 세계질서와 한국의 인태(인도·태평양) 전략' 세션 발표자인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싱하이밍 주한 중국 대사의 이른바 '베팅' 발언이 나온 이후 싱 대사를 만났다며 "그에게 당시 발언이 개인적 생각이니 물으니 '전부다 중국 정부의 생각을 대변하고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윤 의원은 "전랑 외교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시기 대외 정책의 본질이고 속성"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비공개 접촉과 물밑 대화가 필요하다면서도 "원칙에 입각한 국익 외교를 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윤 의원은 정부가 인태 전략 보고서에 중국을 '인태 지역의 번영과 평화를 달성하는 데 있어 주요 협력 국가'로 규정한 것을 소개하며 "중국이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이라는 현실을 반영해 상호 이익과 국익을 생각하라는 것이지 결코 중국 배제가 아니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인태 전략의 원활한 이행을 위해 정부가 인태 전략의 가치와 배경을 중국에 온전히 설명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발표자 중 한 명인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은 "우리가 인태전략을 수립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위협 인식"이라며 "중국몽은 우리에게 가장 위험한 악몽"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인태 전략의 우선순위는 우리 경제의 탈중국"이라며 "중국 리스크를 줄이고 중국의 패권적 행보에 휘둘리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미국이냐, 중국이냐를 선택하는 것보다는 한국이 중견국으로서 자국의 이익을 지켜나가는 원칙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 의원은 "한국은 미·중 가운데 어디를 선택할 것인가 문제를 넘어서 한국의 핵심 이익이 무엇이고 글로벌 기술 협력 과정에서 중견 국가로서 어떤 부분을 보여줄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이 의원은 "개방적이고 혁신적인 체계가 유지될 수 있도록 역내 국가뿐 아니라 미국을 특히 설득해야 한다"며 "미국이 자국 최우선주의에 급급하다 보니 다른 나라 살피는 부분이 소홀한데 중견국의 리더십을 통해 미국이 공감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발표자인 우정엽 외교부 외교전략기획관은 "인태 지역 안정·번영이 우리 이익에 직접 연결된다"며 한국 인태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우 기획관은 대륙 중심의 고정적 관점에서 해양 중심의 역동적 관점으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정부의 인태 전략이 나왔다며 "이 같은 정체성을 통해 우리가 인태 지역에 적극적으로 관여해야 한다는 정책적 의지가 생기게 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