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가 스웨덴에서 또다시 벌어진 쿠란 소각 시위를 강력히 비난하면서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시도에 먹구름이 더욱 짙게 드리워졌다고 CNN과 가디언이 26일(현지시간) 전했다.

이에 따르면 스웨덴 수도인 스톡홀름 내 한 모스크의 외곽에서 당국의 승인 아래 200여명이 참가한 시위에서 한 참가자가 이슬람교 경전인 쿠란을 소각했다.

이날 시위는 메카 연례 성지순례 이후 열리는 이슬람 최대 명절인 이드 알 아드하에 맞춰 기획된 것으로, 쿠란을 소각한 사람은 이라크계 스웨덴 국적자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웨덴 당국은 표현의 자유 보장 차원에서 시위를 허락했다면서 시위 참가자들의 위법행위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튀르키예에서는 하칸 피단 외무장관이 비난 성명을 발표하는 등 강력하게 반발했다.

피단 외무장관은 성명에서 스웨덴의 쿠란 소각 시위 허용을 극악무도한 행위라고 성토했다.

그는 스웨덴 정부도 공범이란 표현까지 사용하면서 표현의 자유란 미명 아래 반이슬람적인 행동을 허용하는 것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튀르키예 대통령실 공보국장도 이날 트윗을 통해 유럽 일각, 특히 스웨덴에서 계속되는 이슬람 증오 조장 행태에 진절머리가 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토에 가입하려는 국가는 이슬람 증오와 외국인 혐오를 조장하는 파괴적인 활동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튀르키예는 올해 초에도 스톡홀름 소재 튀르키예 대사관 앞에서 쿠란 소각 시위가 벌어지자 스웨덴 대사관 앞에서 스웨덴 국기를 소각하는 맞불 시위를 벌인 데 이어 국방장관 회담을 취소하는 등 강력히 반발한 바 있다.

이와 관련, CNN은 다음 달 나토 정상회담을 앞두고 발생한 쿠란 소각 시위가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더욱 힘들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전했다.

나토는 다음 달 11일부터 리투아니아 빌니우스에서 열릴 정상회담에서 스웨덴과 핀란드의 가입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튀르키예와 스웨덴 수뇌부 간 회동을 추진하고 있다.

스웨덴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안보 불안이 고조되자 지난해 5월 핀란드와 함께 나토 가입을 신청했으며, 현재 30개 회원국 중 튀르키예·헝가리의 최종 동의만 남겨두고 있다.

나토 규정상 회원국 중 단 하나라도 반대하면 가입이 불가능하다.

튀르키예는 테러 조직으로 지정한 최대 안보 위협 세력인 쿠르드노동자당(PKK) 대응에 스웨덴 지원이 미비하다며 나토 가입에 어깃장을 놓고 있다.

한편 북아프리카에 위치한 이슬람 국가인 모로코도 쿠란 소각 시위 허용에 대한 항의 표시로 스웨덴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했다.

모로코 외무부는 스웨덴 주재 자국 대사를 무기한 소환했으며 라바트 주재 스웨덴 대리대사를 초치해 강력히 항의했다고 밝혔다.

스웨덴 '쿠란 소각' 시위에 튀르키예 버럭…나토 가입 또 덜컹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