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공동투자해 무역회사 설립도…한국계 개인 대북 제재 첫 사례
정부, '북한 불법금융 지원' 한국계 러시아인 대북 독자제재
정부는 28일 북한의 불법 금융 활동을 지원한 한국계 러시아인 최천곤을 대북 독자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정부가 한국계 개인을 제재 리스트에 올린 것은 처음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최천곤은 원래 한국인이었으나 러시아 국적을 취득한 이후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 제재를 위반하며 북한 정권을 위해 활동해왔다.

대북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몽골에 '한내울란'이라는 이름의 위장 회사를 세우고 북한의 불법 금융 활동을 지원했고, 북한 조선무역은행 블라디보스토크 대표인 서명과 공동 투자 형식으로 러시아 무역회사 '앱실론'을 설립했다.

안보리 결의는 북한 단체 및 개인과의 합작 사업을 금지하고 있어, 서명과 회사를 설립한 것 자체가 제재 위반에 해당한다.

서명이 소속된 조선무역은행은 2017년 안보리 대북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바 있다.

정부는 북한인 서명과 한내울린, 앱실론 등 단체 2곳도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독자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외교부는 "최천곤이 불법 활동을 지속하는 만큼 그의 국내 금융망 접근을 차단해 대북 제재 위반 활동을 제약하는 실질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부의 대북 독자제재는 지난 2일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커조직 '김수키'에 대해 단행한 이후 26일만이다.

윤석열 정부는 작년 5월 출범 후 이번을 포함해 총 9차례에 걸쳐 개인 45명, 기관 47곳을 대북 독자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개인·기관과 외환거래 또는 금융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각각 한국은행 총재 또는 금융위원회의 사전 허가가 필요하다.

허가 없이 거래하는 경우 관련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