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영화 연속 흥행 손석구, 연극까지 성공시킬까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연극 '나무 위의 군대' 기자간담회
'나의 해방 일지'·'범죄도시2' 흥행 손석구
'나무 위의 군대' 신병 역 맡아
'나의 해방 일지'·'범죄도시2' 흥행 손석구
'나무 위의 군대' 신병 역 맡아
배우 손석구가 이번에 연극에 도전장을 낸다.
27일 서울시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연극 '나무 위의 군대'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손석구는 주인공 신병 역의 배우로 함께 연기한 김용준, 이도엽, 최희서, 연출 민새롬과 함께 참석했다. 손석구는 "그동안 연극을 많이 하고 싶었다"면서 "많은 대본을 봤는데, '나무 위의 군대'는 현시대에 잘 와닿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면서 애정을 드러냈다. '나무 위의 군대'는 전쟁의 무익함과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진중한 물음을 던지는 작품. 1945년 4월 태평양 전쟁 막바지 오키나와에서 일본의 패전도 모르고 모른 채 1947년 3월까지 약 2년 동안 가쥬마루 나무 위에 숨어서 살아남은 두 병사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연극이다.
손석구가 연기하는 신병은 대의명분이 중요한 상관과 달리 그저 소중한 삶의 터전인 섬을 지키고 싶어 하는 인물. 상관과 신병은 이어지는 갈등과 극한 상황들로 인해 인간의 본성에 수시로 직면하게 되고, 전쟁에 근본적인 의문을 갖게 되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손석구와 함께 호흡을 맞추는 상병 역에는 김용준, 이도엽이 캐스팅됐고, 나무의 정령 여자 역에는 최희서가 발탁됐다.
tvN '나의 해방 일지', 영화 '범죄도시2', 디즈니 플러스 '카지노' 시리즈까지 지난해 내놓는 작품마다 연속 히트를 시키면서 대세 반열에 오른 손석구가 연극에 도전장을 내면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손석구가 연극 무대에 오르는 건 9년 만이다.
손석구는 자이툰 부대 출신이라는 이력이 있지만 "제 경험은 이번에 전혀 도움이 된 건 없다"며 "시대도 배경도 다르고, 제가 맡은 신병은 군복을 입고 있지만, 군인이라기 보단 순수한 청년에 가까워서 개인적인 군대 경험이 들어올 자리가 많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가 지금껏 해왔던 매체(영화, 드라마) 연기와 무대 연기에는 차이가 없다"며 "연습할 땐 '다르게 해야 하나' 잠깐 고민했는데, 그럴 필요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예전에 연극을 그만둔 이유가, '사랑을 속삭여라'라고 하면서 전혀 속삭이면서 얘기하면 안되는, 가짜 연기를 해야 했기 때문"이라며 "영화, 드라마를 하다가 다시 연극을 하면서 제가 하는 스타일이 다시 돌아왔을 때 가능한지 시험해 보고 싶었다. 연극을 위해 바꿔야 한다면 제가 연극을 하는 목적 중 하나를 배신하는 거라 다르게 연기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손석구에게 '나무 위의 군대' 대본을 건넸고, 극 중 상병 역으로 대립하는 이도엽은 "제가 처음엔 손 쓰는 게 어색하다고, 그렇게 할 거면 하지 말라고 했다"며 "무대에서의 동작을 하지 말고 평소에 하는 것처럼 하라고, 그런 다이아몬드 같은 조언을 제가 했다. 제가 손석구를 만들었다"고 너스레를 떨어 폭소케 했다.
'나무 위의 군대'는 일본의 패전을 배경으로 한다는 점에서 우려되는 부분도 있었다. 앞서 지브리 스튜디오 애니메이션 '반딧불의 묘',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영화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 등의 작품이 같은 시대적 배경과 메시지를 전달함에도 일본의 세계2차대전을 다룬다는 점에서 국내 개봉이 안 되거나 미뤄졌다.
민새롬 연출은 "극의 배경이 되는 오키나와는 역사적으로 일본 정부로부터 응답받아야 하는 부분들이 많은 곳"이라며 "패전의 상황에서 무책임하게 방치한 역사를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전쟁의 비극이 인육이나 살육만 있는 건 아닌 거 같다"며 "우리가 얼마나 다른지 발견하고, 그걸 강요당하는 것도 비극이 아닐까. 다양성을 지키는 게 평화가 아닌가 싶다"고 가치관을 전했다.
손석구는 "당시 일본의 전쟁, 군대 이런 부분들을 다 빼고, 신병과 상관 이 관계에서 남는 부분들이 재밌었다"며 "저에겐 아버지와의 관계가 그런데, 밥은 어떻게 먹고, 잠은 10시 전에 자고, TV 볼륨은 7 이하로 하고 이런 부분들이 이해는 안 되지만 '무조건 맞다'고 믿고 따르는 것들인데, 이런 갈등이 가정뿐 아니라 직장, 학교에서도 다 있지 않냐"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제껏 어떤 작품에서도 다룬 적이 없던 주제였고, 제가 가진 답답함이 이해되고 공감이 되는 작품이다"고 전했다. 2014년 손석구와 함께 연극에서 호흡을 맞춘 이력이 있는 최희서는 "그때 연극이 너무 하고 싶어서 통장에서 100만원씩 꺼내서 대학로 소극장을 임대해서 공연을 올린 적이 있다"며 "그땐 5일 정도였지만 정말 재밌게 했고, 이후 서로 바빠졌지만 가끔 만나 '연극을 하고 싶다' 했었다. 이번에 (손석구에게) ''여자'라고 여자 역할이 하나 있다'는 연락을 받고 출연하게 됐다"면서 캐스팅 비화를 전했다.
이어 "이 극이 재밌는 게, '일본'이라고 하지 않고, '본섬', '이 나라'라고 칭한다"며 "그런 면에서 일본을 상기시키는 일본 기모노나 유카타를 제가 입지 않겠다고 했다. 그래서 제가 입는 의상들이 시대나 국가를 알 수 없는 것들"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20일 첫 공연을 시작한 '나무 위의 군대'는 본래 8월 5일까지 상연이 예정됐지만, 개막 전부터 매진 행렬을 이어가면서 일주일 연장을 결정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27일 서울시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연극 '나무 위의 군대'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손석구는 주인공 신병 역의 배우로 함께 연기한 김용준, 이도엽, 최희서, 연출 민새롬과 함께 참석했다. 손석구는 "그동안 연극을 많이 하고 싶었다"면서 "많은 대본을 봤는데, '나무 위의 군대'는 현시대에 잘 와닿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면서 애정을 드러냈다. '나무 위의 군대'는 전쟁의 무익함과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진중한 물음을 던지는 작품. 1945년 4월 태평양 전쟁 막바지 오키나와에서 일본의 패전도 모르고 모른 채 1947년 3월까지 약 2년 동안 가쥬마루 나무 위에 숨어서 살아남은 두 병사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연극이다.
손석구가 연기하는 신병은 대의명분이 중요한 상관과 달리 그저 소중한 삶의 터전인 섬을 지키고 싶어 하는 인물. 상관과 신병은 이어지는 갈등과 극한 상황들로 인해 인간의 본성에 수시로 직면하게 되고, 전쟁에 근본적인 의문을 갖게 되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손석구와 함께 호흡을 맞추는 상병 역에는 김용준, 이도엽이 캐스팅됐고, 나무의 정령 여자 역에는 최희서가 발탁됐다.
tvN '나의 해방 일지', 영화 '범죄도시2', 디즈니 플러스 '카지노' 시리즈까지 지난해 내놓는 작품마다 연속 히트를 시키면서 대세 반열에 오른 손석구가 연극에 도전장을 내면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손석구가 연극 무대에 오르는 건 9년 만이다.
손석구는 자이툰 부대 출신이라는 이력이 있지만 "제 경험은 이번에 전혀 도움이 된 건 없다"며 "시대도 배경도 다르고, 제가 맡은 신병은 군복을 입고 있지만, 군인이라기 보단 순수한 청년에 가까워서 개인적인 군대 경험이 들어올 자리가 많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가 지금껏 해왔던 매체(영화, 드라마) 연기와 무대 연기에는 차이가 없다"며 "연습할 땐 '다르게 해야 하나' 잠깐 고민했는데, 그럴 필요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예전에 연극을 그만둔 이유가, '사랑을 속삭여라'라고 하면서 전혀 속삭이면서 얘기하면 안되는, 가짜 연기를 해야 했기 때문"이라며 "영화, 드라마를 하다가 다시 연극을 하면서 제가 하는 스타일이 다시 돌아왔을 때 가능한지 시험해 보고 싶었다. 연극을 위해 바꿔야 한다면 제가 연극을 하는 목적 중 하나를 배신하는 거라 다르게 연기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손석구에게 '나무 위의 군대' 대본을 건넸고, 극 중 상병 역으로 대립하는 이도엽은 "제가 처음엔 손 쓰는 게 어색하다고, 그렇게 할 거면 하지 말라고 했다"며 "무대에서의 동작을 하지 말고 평소에 하는 것처럼 하라고, 그런 다이아몬드 같은 조언을 제가 했다. 제가 손석구를 만들었다"고 너스레를 떨어 폭소케 했다.
'나무 위의 군대'는 일본의 패전을 배경으로 한다는 점에서 우려되는 부분도 있었다. 앞서 지브리 스튜디오 애니메이션 '반딧불의 묘',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영화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 등의 작품이 같은 시대적 배경과 메시지를 전달함에도 일본의 세계2차대전을 다룬다는 점에서 국내 개봉이 안 되거나 미뤄졌다.
민새롬 연출은 "극의 배경이 되는 오키나와는 역사적으로 일본 정부로부터 응답받아야 하는 부분들이 많은 곳"이라며 "패전의 상황에서 무책임하게 방치한 역사를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전쟁의 비극이 인육이나 살육만 있는 건 아닌 거 같다"며 "우리가 얼마나 다른지 발견하고, 그걸 강요당하는 것도 비극이 아닐까. 다양성을 지키는 게 평화가 아닌가 싶다"고 가치관을 전했다.
손석구는 "당시 일본의 전쟁, 군대 이런 부분들을 다 빼고, 신병과 상관 이 관계에서 남는 부분들이 재밌었다"며 "저에겐 아버지와의 관계가 그런데, 밥은 어떻게 먹고, 잠은 10시 전에 자고, TV 볼륨은 7 이하로 하고 이런 부분들이 이해는 안 되지만 '무조건 맞다'고 믿고 따르는 것들인데, 이런 갈등이 가정뿐 아니라 직장, 학교에서도 다 있지 않냐"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제껏 어떤 작품에서도 다룬 적이 없던 주제였고, 제가 가진 답답함이 이해되고 공감이 되는 작품이다"고 전했다. 2014년 손석구와 함께 연극에서 호흡을 맞춘 이력이 있는 최희서는 "그때 연극이 너무 하고 싶어서 통장에서 100만원씩 꺼내서 대학로 소극장을 임대해서 공연을 올린 적이 있다"며 "그땐 5일 정도였지만 정말 재밌게 했고, 이후 서로 바빠졌지만 가끔 만나 '연극을 하고 싶다' 했었다. 이번에 (손석구에게) ''여자'라고 여자 역할이 하나 있다'는 연락을 받고 출연하게 됐다"면서 캐스팅 비화를 전했다.
이어 "이 극이 재밌는 게, '일본'이라고 하지 않고, '본섬', '이 나라'라고 칭한다"며 "그런 면에서 일본을 상기시키는 일본 기모노나 유카타를 제가 입지 않겠다고 했다. 그래서 제가 입는 의상들이 시대나 국가를 알 수 없는 것들"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20일 첫 공연을 시작한 '나무 위의 군대'는 본래 8월 5일까지 상연이 예정됐지만, 개막 전부터 매진 행렬을 이어가면서 일주일 연장을 결정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