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클래식 음악가들의 활약은 입이 아플 정도지만
또 한번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한국인 우승자가 나왔다. 이제는 더이상 놀랍지 않다는 듯 시상식 직후 한 벨기에 현지 언론인은 “어쨌든 우승은 한국인”이라고 SNS에 포스팅을 하였다.

유독 이번 해에 한국인 지원자들이 많았던 데다 소프라노 조수미도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더욱 많은 한국 음악인들의 관심이 쏠렸다. 이제 갓 대학을 졸업한 22세의 젊은 바리톤 김태한은 매우 영리한 프로그래밍과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진지하고 고급스러운 음악으로 당당히 1위를 거머쥐었다.

더 이상 말하면 입 아플 정도로 한국의 클래식 음악가들이 전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위상을 떨치고 있는 지금, 우리나라 안에서 클래식 음악에 대한 인식은 그동안 얼마나 성장했을까.

코로나로 인해 보수적인 클래식 음악계도 많은 변화의 바람이 있었고 꼭 공연장을 찾지 않더라도 여러 매체를 통해 음악을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웬만한 대형 공연장의 연주들은 실시간 라이브 공연을 송출하기도 하고 언제든 손끝 터치 한 번으로 다시 보기가 가능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클래식이 보다 많은 대중에게 친숙한 이미지로 다가가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클래식의 대중화를 외치는 자극적인 연주들이 많지만 그 나물에 그 밥과도 같은 늘 같은 프로그램의 연주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클래식 문화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한국 클래식 음악가들의 활약은 입이 아플 정도지만
클래식 음악은 아는 만큼 들리는 학문이다. 오페라만 하더라도 역사, 성경, 신화 등 무지한 상태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단지 절대적인 클래식 연주의 청중을 늘리기 위해 매일 들어본 음악, 귀에 익숙한 음악 또는 크로스오버 가수들의 어설픈 연주가 순수예술 접근성에 정말 도움이 되는 것인지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군중심리를 이용한 대중문화같은 클래식의 대중화가 아니라 대중 안에 진짜 클래식이 자리잡도록 연주자를 비롯해 레슨을 하는 선생님들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세계적으로 훌륭하게 평가받는 우리나라의 클래식 음악가들의 성장이 수준 높은 철학과도 함께 이어진다면 예술가들에 대한 존중과 예술 그 본질의 가치를 높이 사며, 더불어 대중안에 클래식이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