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악마견? 어느 날 '나나'가 내게로 왔다…발레가 그랬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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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e] 김용걸의 Balancer-삶의 코어를 찾는 여행
몇 년 전 우연한 기회로 지금 키우고 있는 반려견 한마리와 함께 살게 되었고 지금껏 함께 잘 지내고 있다.
‘나나’
‘3대 악마견’으로 불리는 닥스훈트라는 사냥개 종이라 키우는 걸 좀 망설였다. 하지만 짧은 다리와 긴 허리가 너무 귀여웠고 녀석의 눈망울이 어찌나 매력적이던지 그 전에 가졌던 근심이나 망설임들도 이내 사라지게 되었다.
나름 각오는 단단히 했던 덕분에 생각보다 나나는 온순하게 잘 자라주었고 지금까지도 별 불편함 없이 잘 지내고 있다.
나나가 우리 집으로 온 후 우리 가족에게는 많은 변화들이 있었다. 썰렁하기만 했던 우리 가족에게 나나라는 하나의 공통 분모가 생기면서 반려견에 대한 여러 정보들도 함께 찾아보고 공유하며 함께 이야기 나누는 시간들도 자연스레 늘어났다.
게다가 일주일에 두 세 번은 가족이 다함께 산책까지 하게 되는 놀라운(?) 상황도 만들어졌다. 그 무섭다는 중2 시기를 격고 있는 지금의 아들녀석도 나나로부터 마음의 위안을 많이 얻는다고 하니 우리 가족에게 있어 나나의 존재가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지 모른다.
나 역시도 나나로부터 여러 위안과 감정들을 느낄 수 있는데 그 감정들 중 특히 신기한 것 하나가 있다. 바로 나나와 내가 눈을 마주치면 나나가 절대 먼저 나의 눈을 피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에게 이 사실이 경이롭기까지 한 이유는, 나의 성격상 나는 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생명체와도 아이컨택을 오래할 수 없다는 것인데 아무런 어색함 없이 꽤 오랫동안 아무렇지도 않게 서로의 눈을 쳐다볼 수 있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이다. 또 그 존재가 항상 내 곁에 있다는 사실이다.
아무런 보상도 없이 그저 ‘나’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하루종일 나만을 기다려주며 사랑해주는 존재가 있다는 정말 기적과도 같은 일이 아닐 수가 없다.
언제 어디서든 나만 쳐다보면 자신의 꼬리를 마구 흔들어대며 나 없는 삶은 아무 의미가 없다는 듯 나의 존재를 강하게 느끼게 해 주는 이 녀석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그러고 보면 나나는 내가 우리 가족에게로 데려온 것이 아닌, 나나가 우리 가족에게로 온 것이 아닌가 생각될 때가 있다.
언젠가 순간적으로 머리를 스쳐 지나가는 깨달음 하나로 인해 머리가 갸우뚱해지며 미소가 지어졌던 적이 있었는데, 꽤 강한 행복감과 만족감을 느끼게 해 주었던 생각이었다.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느낌이 이런 걸까?
그건 바로 ‘우리 가족’ 과 ‘나나’와의 관계가 ‘나’와 내가 여지껏 하고 있는 ‘발레’와의 관계성과 매우 흡사할 수 있다는 느낌 때문이었다. 발레….
남자가 하기엔 너무 부끄러운 예술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처음엔 너무 하기 싫었지만, 참고 해 나가다 보니 발레만의 매력으로 결국 발레에 완전히 빠지게 되었다. 아들만 넷이었던 다소 삭막했던 우리 집안의 분위기는 둘째 아들이었던 내가 발레를 시작한 후부터 내가 우리 가족의 관심사로 등극(?)하게 되면서 전보다는 한층 부드러워지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면 발레라는 걸 선택한 사람이 나라는 생각보다, 발레가 나를 선택해 준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었다.
나나를 선택한게 우리 가족이 아닌, 나나가 우리 가족을 선택해 준 것처럼 말이다.
부모와의 만남,
아내와 지식과의 만남,
학생들과의 만남,
나나와의 만남,
그리고 발레와의 만남….
이 모든 인연들이 나의 선택인 줄로만 알고 있었지만, 어쩌면 그들에 의한 초대로 이어질 수 있었던 운명과도 같은 인연들은 아니었을까.
‘나나’
‘3대 악마견’으로 불리는 닥스훈트라는 사냥개 종이라 키우는 걸 좀 망설였다. 하지만 짧은 다리와 긴 허리가 너무 귀여웠고 녀석의 눈망울이 어찌나 매력적이던지 그 전에 가졌던 근심이나 망설임들도 이내 사라지게 되었다.
나름 각오는 단단히 했던 덕분에 생각보다 나나는 온순하게 잘 자라주었고 지금까지도 별 불편함 없이 잘 지내고 있다.
나나가 우리 집으로 온 후 우리 가족에게는 많은 변화들이 있었다. 썰렁하기만 했던 우리 가족에게 나나라는 하나의 공통 분모가 생기면서 반려견에 대한 여러 정보들도 함께 찾아보고 공유하며 함께 이야기 나누는 시간들도 자연스레 늘어났다.
게다가 일주일에 두 세 번은 가족이 다함께 산책까지 하게 되는 놀라운(?) 상황도 만들어졌다. 그 무섭다는 중2 시기를 격고 있는 지금의 아들녀석도 나나로부터 마음의 위안을 많이 얻는다고 하니 우리 가족에게 있어 나나의 존재가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지 모른다.
나 역시도 나나로부터 여러 위안과 감정들을 느낄 수 있는데 그 감정들 중 특히 신기한 것 하나가 있다. 바로 나나와 내가 눈을 마주치면 나나가 절대 먼저 나의 눈을 피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에게 이 사실이 경이롭기까지 한 이유는, 나의 성격상 나는 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생명체와도 아이컨택을 오래할 수 없다는 것인데 아무런 어색함 없이 꽤 오랫동안 아무렇지도 않게 서로의 눈을 쳐다볼 수 있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이다. 또 그 존재가 항상 내 곁에 있다는 사실이다.
아무런 보상도 없이 그저 ‘나’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하루종일 나만을 기다려주며 사랑해주는 존재가 있다는 정말 기적과도 같은 일이 아닐 수가 없다.
언제 어디서든 나만 쳐다보면 자신의 꼬리를 마구 흔들어대며 나 없는 삶은 아무 의미가 없다는 듯 나의 존재를 강하게 느끼게 해 주는 이 녀석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그러고 보면 나나는 내가 우리 가족에게로 데려온 것이 아닌, 나나가 우리 가족에게로 온 것이 아닌가 생각될 때가 있다.
언젠가 순간적으로 머리를 스쳐 지나가는 깨달음 하나로 인해 머리가 갸우뚱해지며 미소가 지어졌던 적이 있었는데, 꽤 강한 행복감과 만족감을 느끼게 해 주었던 생각이었다.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느낌이 이런 걸까?
그건 바로 ‘우리 가족’ 과 ‘나나’와의 관계가 ‘나’와 내가 여지껏 하고 있는 ‘발레’와의 관계성과 매우 흡사할 수 있다는 느낌 때문이었다. 발레….
남자가 하기엔 너무 부끄러운 예술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처음엔 너무 하기 싫었지만, 참고 해 나가다 보니 발레만의 매력으로 결국 발레에 완전히 빠지게 되었다. 아들만 넷이었던 다소 삭막했던 우리 집안의 분위기는 둘째 아들이었던 내가 발레를 시작한 후부터 내가 우리 가족의 관심사로 등극(?)하게 되면서 전보다는 한층 부드러워지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면 발레라는 걸 선택한 사람이 나라는 생각보다, 발레가 나를 선택해 준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었다.
나나를 선택한게 우리 가족이 아닌, 나나가 우리 가족을 선택해 준 것처럼 말이다.
부모와의 만남,
아내와 지식과의 만남,
학생들과의 만남,
나나와의 만남,
그리고 발레와의 만남….
이 모든 인연들이 나의 선택인 줄로만 알고 있었지만, 어쩌면 그들에 의한 초대로 이어질 수 있었던 운명과도 같은 인연들은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