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가 뭉갰다면 역적 행위…민주당 선동에 한국 정치 골병"
김기현, 환경부·국방부 장관에 '중요 현안 있을 땐 협의하라' 엄중 경고
與, '文정부 사드 환경평가 지연의혹' 파악 요구…"필요시 감사"(종합)
국민의힘은 26일 전임 문재인 정부가 경북 성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기지 환경영향평가를 의도적으로 지연시켰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관계 부처에 경위 파악을 요구했다.

기지에서 발생하는 전자파가 인체에 무해하다는 취지의 환경영향평가 발표를 계기로 '사드 괴담'을 부각하면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총공세를 취하는 더불어민주당에 역공을 가하는 모양새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 "윤석열 정부는 1년 만에 환경영향평가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었는데 문재인 정권에서는 왜 5년이나 묶어놓고 질질 끌며 뭉갠 것인지를 밝혀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누군가 커다란 힘을 가진 권력자가 평가 결과를 내지 못하도록, 지연시키도록 압력을 넣었을 개연성이 농후하다"며 "만약 사실이라면 이것은 권력을 악용해 국민을 속인 역적 행위와 다름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눈치를 보며 사드 3불(不)이니 뭐니 하며 군사주권을 포기했던 자들이 자신들의 권력 유지를 위해서라면 무슨 짓인들 못 했겠느냐는 생각이 든다"며 "철저한 감사를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드 3불'은 사드를 추가 배치하지 않고, 미국 미사일방어(MD) 체계에 불참하며, 한미일 군사동맹을 추진하지 않는다고 문재인 정부가 표명했던 입장이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이날 지도부의 경북 성주 방문에 동행한 기자들에게 "문재인 정부 5년간 환경영향평가를 국방부에서 추진하려 했는데 전혀 진행이 안 된 과정에 대해 많은 의문점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에서는 오늘 아침 당대표, 원내대표 명의로 정부에 정확한 이유와 이를 주도한 배경을 파악하라고 촉구했다"라고 밝혔다.

유 수석대변인은 "추가 조사가 필요하면 감사원 감사도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21일 사드 환경영향평가 결과가 언론을 통해 발표될 때까지 정부가 관련 내용을 당에 공유하지 않은 것과 관련, 김 대표는 23일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한화진 환경부 장관을 당대표실로 불러 '엄중 경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與, '文정부 사드 환경평가 지연의혹' 파악 요구…"필요시 감사"(종합)
김 대표는 성주 간담회 후 기자들에게 "이런 중요한 결과가 나와 발표할 것 같으면 당에서 그 내용을 사전에 숙지하고 국민들에게 어떻게 설명할지에 대해 당정협의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협의 없이 (정부가) 발표해버리는 바람에 업무 효율성이 떨어졌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앞으로는 중요한 현안이 있을 때는 당정협의를 꼭 했으면 좋겠다고 (이 장관과 한 장관에게) 권고했다"라고 밝혔다.

김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성주 방문을 통해 민주당 '사드 괴담'을 비판하는 한편,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와 관련해서도 민주당이 '괴담 선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민주당 혁신위원회에 '탈(脫)괴담 정치 선언'을 제안한다"라며 "'뇌 송송 구멍 탁' 광우병 선동, '전자파 튀김 참외' 사드 선동에 이어 후쿠시마 괴담까지, 괴담 선동은 한국 정치를 골병들게 만든 민주당의 악습"이라고 비판했다.

유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의 괴담 공포 마케팅으로 수산업계는 소비자의 외면 속에 고통을 호소하고 있고 어민들은 피해 절벽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오늘 국민의힘은 성주를 방문해 '괴담'은 결코 '진실'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재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