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와 삼성전자가 연간 400만 대 규모의 ‘호텔 TV’ 시장을 놓고 격전을 벌이고 있다. 시장 1위 업체인 LG전자는 애플의 무선 스트리밍 서비스 ‘에어플레이’를 적용한 호텔 TV를 선보이며 입지를 다진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초고화질·초고가 호텔 TV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LG전자, 年 400만대 호텔TV 시장 격돌
25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호텔 TV 출하량은 지난해보다 11.9% 늘어난 385만7601대로 추산됐다. 내년 출하량은 428만9132대로 처음 400만 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지난해 호텔 TV 점유율(출하량 기준)은 LG전자가 32.7%로 1위를 기록했다. 2021년에 이어 2년 연속 1위 자리를 꿰찼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점유율은 27.7%로 2위였다. 이 회사는 2020년까지 1위를 유지했지만 이듬해부터 2위로 밀려났다.

호텔 TV는 호텔을 비롯한 숙박시설 객실에 설치하는 TV다. 방송은 물론 내부 시설과 주변 관광지를 소개하는 콘텐츠도 내장됐다. 호텔이 요구하는 콘텐츠를 개발·내장한 만큼 일반 TV보다 판매 수익성이 높다.

LG전자는 올 들어 성능과 서비스 수준을 높인 제품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더 확대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26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리는 ‘호텔산업기술박람회(HITEC) 2023’에서 에어플레이 기능이 적용된 세계 최초의 호텔 TV를 선보인다. 에어플레이를 이용하면 아이폰, 아이패드 등에 저장된 영화, 음악 등을 LG전자 호텔 TV로 즐길 수 있다. 아이폰, 아이패드로 호텔 TV에서 제공하는 QR 코드를 인식하면 에어플레이가 작동된다.

애플은 이달 ‘세계개발자콘퍼런스(WWDC) 2023’에서 새 운영체제 ‘iOS 17’을 공개하면서 호텔용 에어플레이를 선보였다. 에어플레이가 적용된 LG전자의 호텔 TV는 iOS 17이 나오는 올 하반기부터 미국, 캐나다를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출시된다.

삼성전자도 초고화질 호텔 TV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올 3월 문을 연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호텔&리조트 ‘아틀란티스 더 로열’에 4K(초고해상도) 화질의 TV 795대를 공급했다. 이 호텔의 최상위 객실인 ‘로열 맨션’에는 삼성전자의 초고화질 디스플레이 ‘더 월’을 설치했다. 더 월을 호텔 객실용 스크린으로 설치한 곳은 아틀란티스 더 로열이 유일하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