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창 총리, 금융 정상회의 연설…美견제 맞서 개도국 진영내 우군확보 시도
개도국 지위 견제받는 중국, 국제회의서 "힘 다해 개도국 지원"
미국 의회가 중국의 개발도상국 지위 박탈을 위한 입법을 추진중인 가운데, 중국 2인자가 국제회의에서 개도국에 대한 적극적 지원을 약속했다.

인민일보 24일자에 따르면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2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새로운 글로벌 금융 협약을 위한 정상회의'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중국은 계속해서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 힘닿는데까지 다른 개도국에 여러 형태의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 총리는 개도국의 문제를 공동으로 해결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협력을 호소한다고 밝히고, 글로벌 금융 거버넌스 개혁을 확고히 추진해 개도국을 위한 안정적인 자금 조달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 총리는 또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 등 국제 금융기구들이 지분과 투표권 개혁을 완료해 신흥시장국과 개발도상국의 발언권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제 세계화와 자유무역을 확고히 추진하고 개도국을 위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불어 넣을 것"이라며 "중국은 국제사회와 함께 무역과 투자 자유화 및 편리화를 촉진하고 무역 보호주의와 다양한 형태의 디커플링(decoupling·공급망과 산업망 등에서 특정국 배제) 및 망 단절에 분명한 반대를 표명하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리 총리의 개도국 지원 발언은 미국이 중국의 개도국 지위에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상황에서 나왔다.

지난 8일(현지시간), 미 국무부 장관에게 현재 다양한 국제기구에서 개도국으로 분류되는 중국의 지위 변경을 추진하도록 요구하는 법안이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를 통과했다.

이 법안은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으로 올라선 중국이 개도국 지위를 유지함으로써 세계무역기구(WTO) 등 국제기구에서 선진국에 부과되는 더 엄격한 기준과 의무를 회피해왔다는 미국 정치권의 문제의식이 반영된 것이다.

이러한 미국발 움직임에 맞서 중국은 리 총리가 참석한 다자회의 계기에 개도국 진영의 리더 위상을 부각하는 동시에, 미중경쟁에서 중국을 지지할 개도국 진영 내 우군을 확보하려 시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