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주지사, 성소수자 행사 논란 속 적십자사연맹 총재직 사의
프란체스코 로카 국제적십자사연맹(IFRC) 총재가 최근 직책을 내려놓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23일(현지시간) 스위스 뉴스통신사인 키스톤-SDA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로카 총재는 최근 IFRC 사무국 임직원 등에게 사의를 알리고 임시 총회에서 후임자를 선출할 때까지 직책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로카 총재는 이탈리아 수도가 속한 라치오주(州)의 주지사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집권 우파 연정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2017년 4년 임기의 IFRC 총재직에 올라 재선까지 한 그는 라치오 주지사직을 겸직해왔다.

로카 총재는 주지사로서 작년 6월 성소수자들의 대규모 행사인 '로마 프라이드' 행사를 지원했다.

그러나 행사 주최 측이 이탈리아에서 불법으로 규정하는 대리모 출산을 합법화할 것을 요구하자 라치오주는 이 행사를 더는 지원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대리모 출산은 가톨릭 국가인 이탈리아에서는 범죄로 규정돼 있을 뿐 아니라 로카 총재가 몸담은 보수 성향의 집권 여당으로선 합법화 검토 요구를 더욱 받아들이기 어렵다.

로마 프라이드 주최 측에서는 로카 총재가 보수층의 요구에 굴복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면서 논란이 이어졌다.

로카 총재는 IFRC에 사의를 전하면서 자신의 결정이 특정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자신의 결정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면서 주지사로서의 결정이 IFRC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피하고 싶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