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 추진과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하겠다고 발표한 CJ CGV가 하루 만에 20% 넘게 급락했다. 다른 CJ그룹주도 동반 하락했다.

"5700억 유상증자"…CJ CGV 20% 급락
21일 CJ CGV는 21.10% 떨어진 1만14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2008년 12월 12일(1만1520원)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CJ CGV는 전날 장 마감 뒤 유상증자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유상증자를 하면 주식 수 증가로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가 희석돼 주가에 악재로 작용한다.

증자 방법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로 5700억원,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현물 출자 4500억원이다. 둘을 합치면 1조200억원이다. 이날 종가 기준 CJ CGV의 시가총액은 5460억원으로, 증자 규모가 자기 몸집의 두 배 가까이 된다. 발행주식총수는 4772만8537주에서 1억2242만8537주로 늘어난다.

CJ CGV 측은 “4DX와 스크린X 등 영화 특별관, 콘서트 실황, 스포츠 경기 등에 대한 수요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며 “극장에서 새로운 경험을 할 기회를 제공하고 미래 신사업 발굴을 추진하기 위해 증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번 증자로 막대한 신주 물량이 시장에 풀릴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주사인 CJ가 주주배정으로 600억원을 납입할 계획이며 이 지분은 당분간 매도하지 않을 것”이라며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4500억원어치 역시 CJ CGV의 재무 구조 개선에만 활용된다”고 했다. 이 물량을 제외한 나머지 5100억원은 전량 CJ그룹 외부에서 수혈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적지 않은 물량이 시장에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

CJ CGV 종목 토론 게시판에는 회사 측이 밝힌 증자 이유에 공감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많았다. 한 개미 투자자는 “극장에서 영화 외 콘서트, 스포츠 경기 등을 보여주는 걸 새로운 수익원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라면 신뢰가 가지 않는다”며 “코로나19 이후 대규모 관람 문화가 약해졌다는 걸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CJ CGV 외 다른 CJ그룹주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CJ는 4.99% 떨어졌고 CJ ENM(-5.50%), CJ제일제당(-5.31%), CJ프레시웨이(-1.69%) 등도 줄줄이 급락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