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결제방식 마련 중"…"中과 관계 좋지만 특정국가에만 의존않을 것"
주인도 러시아 대사 "印수요 있는 한 원유수출 계속할 것"
데니스 알리포프 인도 주재 러시아 대사는 러시아가 자국 원유에 대한 인도의 수요가 있는 한 원유를 계속 수출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알리포프 대사는 이를 위한 양국간 결제방식을 마련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입장은 러시아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서방측 제재로 해외 금융결제가 사실상 막힌 가운데 나온 것이다.

인도 일간 힌두스탄타임스는 21일(현지시간) 알리포프 대사가 자사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알리포프 대사는 인도에 대한 러시아의 원유 공급이 지속 가능한지에 관한 질문에 "(인도의) 수요가 있는 한 (러시아는) 공급할 것"이라며 "인도에 대한 (러시아) 원유 공급으로 양국간 2022∼23 회계연도(2022.4~2023.3) 교역규모는 444억달러(약 57조2천억원)로 사상 최대치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로써 러시아 원유는 인도 원유 수입의 3분의 1 수준이 됐고 러시아는 인도 에너지 안보에 대한 최대 기여국이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인도 경제의 원유 수요는 늘어날 것"이라며 "하지만 (러시아의) 기본적인 아이디어는 모든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는 대신 무역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즉, 러시아가 당장은 아니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원유 이외 생산물도 인도에 수출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신문은 인도의 전체 수입품에서 차지하는 러시아 원유의 비중은 2021∼22 회계연도의 2% 미만에서 현재 약 20%로 급증한 상태라며 러시아는 인도에 대한 전통적 원유공급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를 제치고 지난 4월 한달 동안 인도에 794만t의 원유를 공급했는데 이는 작년 동월의 111만t의 7배 이상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같은 러시아 원유 수입 급증은 무역 불균형을 야기했다고 덧붙였다.

알리포프 대사는 또 인도가 러시아에 지급해야 할 원유 대금 수십억 루피가 인도 은행들에 쌓여 있다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의 발언에 대한 질문에 대해 양국이 러시아판 국제금융결제망인 SPFS 시스템과 서로 인정하는 디지털 결제 시스템들을 이용해 결제 방식을 만드는 중이라고 밝혔다.

SPFS는 러시아 중앙은행이 개발한 국제금융결제망으로,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망 격이다.

러시아는 작년 3월부터 미국과 유럽연합(EU)에 의해 SWIFT망에서 제외돼 있다.

그는 러시아와 인도가 결제방식 마련에 성공하면 다른 나라들에 "지속가능한 대안적 국가간 금융관계"를 어떻게 수립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알리포프 대사는 러시아와 중국과의 관계 등에 대해서도 자국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중국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면서도 러시아는 결코 어느 특정국가에만 의존하지는 않을 것이며 이는 국익에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러시아는 유라시아 지역의 안정을 위한 인도와 중국간 대화의 정상화를 지지한다고 했다.

이어 대화와 외교를 통해 우크라이나 위기를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인도의 입장에 사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