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인수 후보군 여럿…연내 주식매매계약 체결 기대"
"부산 이전시 본연 역할 축소되지 않도록 할 것"…노조 비판도
강석훈 산은 회장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무산 고려 안해"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20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무산 가능성을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합병에 온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이날 산은 여의도 본점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한항공-아시아나 결합, HMM·KDB생명 매각과 관련해 신속한 매각 원칙을 강조하며 이처럼 밝혔다.

강 회장은 "대한항공-아시아나 결합은 현재 신고 대상 13개국 중 10개국의 기업결합 심사가 끝났고 미국, 유럽연합(EU), 일본의 결정만 남은 상황으로 이르면 올해 3분기 중 결론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한진칼 지분 처분 계획을 포함해 무산 시 '플랜B'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1월 EU 경쟁당국을 만나 합병 필요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고, 올해 5월에도 미국 법무부에 이 같은 의견을 전했다"며 "정부 부처의 지원을 요청하는 등 조속한 심사 완료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 회장은 "항공사가 합병하게 되면 슬롯 축소 논의가 나올 수밖에 없는데 중요한 문제는 그 양이 어느 정도인가 하는 것"이라며 "슬롯 축소가 적게 일어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HMM 지분매각과 관련해서도 4월 매각자문사를 선정해 매각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으며 매각 자문사에서 다수의 전략적 투자자를 대상으로 인수의향을 태핑(의사 타진) 중이라고 밝혔다.

강 회장은 "태핑 결과 HMM 인수에 관심 있는 후보 기업이 적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국적선사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만큼 HMM 인수를 통해 한국 해운산업에 기여하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있고 자본·경영 능력을 갖춘 업체가 인수기업이 되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영구채 전환 문제가 매각에 부담이 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영구채를 포함한 잔여 지분 처분 방식 등은 모두 매각 과정에서 결정될 일이지만, 거래 당사자와의 협의를 통해서 조정될 여지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5번째 매각에 도전하는 KDB생명은 다수의 원매자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7월 본입찰에서 매각이 성사될 것으로 기대했다.

강 회장은 산업은행의 자본 확충 필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한전의 대규모 적자 누적으로 산업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이 2020년 말 15.96%에서 올해 1분기 말 13.11%로 하락했다"며 "추가로 후순위채 8천억원을 발행하고, 자체적으로 수익성을 개선하는 한편 정부·국회와 추가 출자 등 자본확충을 위한 협의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정부의 배당정책과 배당금액 결정 시 산업은행의 재무적 특수 상황이 고려될 수 있도록 정부, 국회와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과제인 산은의 부산 이전과 관련해서는 "수도권과 동남권을 두 축으로 우리나라 경제 재도약을 달성하고, 본점 이전 과정에서 본연의 역할이 축소되거나 조직의 경쟁력이 훼손되는 일이 없게 하겠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이달 말 지방 이전 시 산은의 역량 강화방안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지방 이전 계획을 세울 예정이다.

강 회장은 "기능을 전부 이전하는 방안부터 일부 기능을 제외하는 방안까지 다양한 방안이 검토 대상이며 아직 관련 계획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노동조합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강 회장은 산은법 개정에 대한 국회 논의가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막무가내로 이전준비단을 구성하고, 산업은행을 이전공공기관으로 지정 신청하는 안을 의결해 갈등과 불신을 조장했다"고 비판했다.

노조에 따르면 산은 부산 이전 계획 추진이 시작된 작년에만 97명, 올해는 5월까지 37명이 퇴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