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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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쉬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관련 발언을 두고 "교육 참사"라고 규정하며 날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제) 배제'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지난 대선 후보 당시 공약이었다"고 받아쳤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최근 윤 대통령의 수능 관련 발언과 관련해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논란에 이은 최악의 교육참사라고 불릴 만하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수능의 '킬러 문항'을 없앤다고 사교육비가 없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사안을 단순하게 보는 것"이라며 "공교육 투자를 늘려 학교 교육의 질을 높이고 대학 서열화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다.

정부·여당은 지난 19일 수능에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지 않은 '킬러 문항'을 배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이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한 것이다.

하지만 '킬러 문항' 삭제는 이 대표의 대선 공약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대표는 작년 1월 교육 정책 공약을 발표하면서 "수능에서 사교육 의존도가 높은 초고난도 문항을 폐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킬러 문항을 없애겠다는 것이었다. 강민정 민주당 의원은 2020년 9월 킬러 문항 금지법을 발의하기도 했다.

백경훈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전날 "민주당은 헷갈리면 제발 가만히 있기라도 하라. 수능 '킬러 문항' 배제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대선 공약이었다"라면서 "사교육 혁파를 주장해온 것도 민주당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본인들도 공약했던 내용을 왜 비판하는지, 대체 무얼 비판하고 싶은 것인지, 비판을 위한 비판 전에, 교육현장에 혼란을 부추긴 부분에 대해 반성문부터 쓰라"면서 "민주당 '킬러 문항 배제'는 선이고, 국민의힘 '킬러문항 배제'는 악인가. 윤석열 대통령 반대하면 다 정의라는 건가"라고 날을 세웠다.

백 부대변인은 "적정 난이도를 유지하고, '킬러 문항'을 없애겠다는 '2024학년도 수능 시행 기본 계획'은 이미 올해 초 발표되었고, 당정은 일관된 방향으로 추진해 왔다"면서 "그런 와중에 6월 모의고사에서 다시 킬러문항이 등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걸 지금 바로잡지 않으면 언제 바로잡나? 우리 아이들을 볼모로, 이권 카르텔이 번식하는 환경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