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시노켐 '경영 개입' 차단…지배구조 변경 등에 정부 검토 받도록
151년 역사로 세계 6위 규모…멜로니 정부 대중 강경 노선 신호탄?
"中에 더는 못내줘" 이탈리아, 타이어 업체 피렐리에 보호막
이탈리아 정부가 중국 국영 기업에 자국의 타이어 대기업 '피렐리' 경영권이 추가로 넘어가는 것을 막으려 빗장을 걸고 나섰다.

19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피렐리는 18일 투자자에게 발표한 성명에서 이탈리아 정부가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정부는 이번 결정에서 피렐리 지주회사인 캄핀만이 피렐리 최고경영자 후보들을 지명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피렐리 지배 구조에 생기는 어떤 변화라도 정부 검토 대상이 되도록 했다.

이같이 이탈리아 정부가 피렐리 경영권 보호에 나선 것은 앞서 중국 국영 석유회사 시노켐이 2015년 피렐리 지분을 인수해 최대 주주로 올라선 가운데 나온 것이다.

특히 시노켐이 올해 3월 캄핀과 맺은 기존 주주 계약을 갱신하겠다고 예고하면서 이달 초 피렐리 내부에서 경고음이 나온 데 따른 것으로도 보인다.

피렐리 CEO인 마르코 트론체티 프로베라는 이달 6일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시노켐이 2015년 당시 지분 인수 합의를 깨고 경영에 개입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프로베라 CEO는 그러면서 이같은 상황을 이탈리아 정부에도 알렸다고도 덧붙였다.

시노켐 지분은 현재 37%, 캄핀은 14%다.

이러한 상황에서 극우 성향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가 이끄는 이탈리아 정부는 해외 투자에서 자국 기업을 보호하는 이른바 '골든 파워'(Golden Power) 규정에 따라 이번 결정을 면밀히 검토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특히 이같은 결정은 세계 패권을 둘러싸고 서방과 중국 간 긴장이 고조되는 와중에 나온 것이기도 하다.

이러한 점에서 이탈리아 정부의 이번 결정은 앞으로도 멜로니 정부가 중국을 상대로 강경한 입장을 취할 것이라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로이터는 내다봤다.

앞서 이탈리아는 2019년 중국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에 참여하면서 주요 7개국(G7) 중 유일한 중국 파트너가 됐다.

이를 두고 멜로니 정부가 일대일로 연내 철회 의향을 밝혔다는 보도가 지난달 나오면서 양국 관계에 변수로 떠오른 상황이다.

피렐리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1872년 설립돼 151년 역사를 가진 타이어 제조 업체로 시장 규모로는 세계 6위 정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