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전제조건 없이 공개 토론, 집단 지성 발휘할 때"
"언론이 갈등 부풀리고 본질 왜곡…편협한 시각 내려놓고 지혜 모아야"
"BIFF 이대로 둘 수 없다" 부산영화인모임, 21일 긴급토론회
비프 혁신을 위한 부산영화인 모임이 인사잡음과 직장 내 성폭력 사건 등으로 내홍을 겪는 부산국제영화제(BIFF) 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긴급토론회를 21일 연다.

부산영화인 모임은 긴급토론회 개최를 알리면서 최근 부산국제영화제가 겪고 있는 사태에 대한 입장문을 19일 내놓았다.

모임 측은 입장문에서 "현재 부산국제영화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민주적 논의의 장과 절차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영화인 모임은 "운영위원장 선임으로 시작한 이번 논란은 한 달여 넘게 지났지만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한 채 오히려 악화하는 느낌이고, 이 상황을 지켜보는 많은 이들의 심정은 심히 착잡할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이어 "이번 사태는 어쩌면 오랜 기간 쌓이고 쌓여온 근본적인 문제들이 고개를 내민 구조적, 필연적 결과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모임 측은 "'아시아 최고, 최대 영화제'라는 영광, 거대한 문화 권력, 120억원 이상이 소요되는 화려한 이벤트라는 현상 이면에 비프는 내부의 오래된 관행과 전횡, 비대한 조직에 비해 허술하고 비효율적인 운영 시스템, 영화제 내부 인력 부패 및 착취 구조, 영화제와 지역사회 간 해묵은 갈등 등 많은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었다"고 진단했다.

모임은 이어 "이같은 문제의식을 느낀 비프는 2018년 'BIFF 비전 2040 특별위원회'를 구성한 뒤 혁신 방안을 담은 보고서를 내놓았다"며 "이번 사태의 출발점이 된 공동위원장 제도 도입안도 이 보고서에 제기된 내용"이라며 "이런 맥락들을 볼 때 이번 사태의 본질은 절차상의 문제가 아닌 셈"이라고 진단했다.

모임 측은 "지역 언론에서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혹과 점증하는 갈등들을 부풀리고 재생산하기에 바쁘다"며 "특정 인물에 대한 일부 영화계 집단의 정서적인 비토, 그리고 부산 언론계의 선정적이면서도 불균형한 보도 행태 등이 서로 상승작용을 하면서 문제의 본질을 왜곡하거나 초점을 다른 곳에 맞춤으로써 해결의 실마리를 못 찾고 있다"고 지적했다.

"BIFF 이대로 둘 수 없다" 부산영화인모임, 21일 긴급토론회
모임 측은 "감정적 반응과 편 가르기만을 부추기는 헛된 논쟁으로 소모하기에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혁신과 발전을 위한다면 비난과 반목을 넘어서서 집단적 이기주의나 편협한 시각을 내려놓고, 지혜를 모으고 집단 지성을 발휘해야 하다"고 강조했다.

긴급토론회는 21일 오후 5시 부산시민운동지원센터 5층 혁신홀에서 열린다.

모임 측은 토론은 어떤 전제조건도 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현재 비프 사태 원인 진단 및 극복 방안 등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모임 측은 영화제 측에 이번 긴급 토론의 장에서 도출된 방안을 실현해나갈 혁신위원회를 구성하고, 혁신위가 제안하는 방향과 정책을 적극적으로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비프 혁신을 위한 부산영화인 모임에는 문화예술계, 대학 및 학계, 법조계 등에서 102명이 이름을 올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