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렘린궁 '시점은 미정' 발표
러 "푸틴, 튀르키예 방문 계획"…양국 밀착 과시하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초청으로 앙카라를 방문할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15일(현지시간)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의 외교 담당 보좌관인 유리 우샤코프는 이날 "튀르키예 대통령이 우리 대통령의 튀르키예 방문 초청을 확인했다"면서 "방문 계획이 잡혀 있다"고 전했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그러나 "아직 구체적인 시기에 대해선 논의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튀르키예 방문이 이루어지면 푸틴 대통령이 지난해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을 개시한 이후 처음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을 찾는 것이 된다.

푸틴과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에서 열린 아시아 교류 및 신뢰 구축 회의(CICA) 제6차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나 양국 협력 강화 방안과 국제 현안을 논의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의 튀르키예 방문 계획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전 종전을 위한 평화협상 중재를 시도하는 와중에 공개됐다.

튀르키예는 전쟁 여파로 막혔던 우크라이나 곡물의 수출을 재개한 '흑해곡물협정' 체결에서도 중재 역할을 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최근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의 카호우카 댐 폭발 사건이 터진 뒤에는 푸틴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연쇄 통화를 하고 이 사건을 조사할 국제위원회 설립을 제안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군의 대반격을 저지하기 위해 댐을 폭파했다고 주장하고 있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의 포격으로 댐이 무너졌다고 맞서고 있다.

푸틴과 에르도안 대통령은 러시아와 튀르키예 간의 경제 협력과 교역 활성화 등을 통한 공동 번영에 공통의 관심을 갖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튀르키예가 회원국으로 있는 나토를 신랄하게 비판하면서도, 튀르키예에 방공 미사일 등의 무기를 수출하고,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등 실리를 추구하고 있다.

그러면서 튀르키예를 나토와 서방의 단합을 깨트리는 '약한 고리'로 이용하려 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튀르키예 방문은 나토의 무리한 확장 정책이 우크라이나전을 촉발했다는 러시아의 주장에 나토에서도 공감하는 세력이 있음을 과시하려는 행보일 가능성도 있다.

지난달 대선에서 승리해 세 번째 5년 임기를 확보한 에르도안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회동을 통해 최대 국제 현안인 우크라이나 평화협상 중재자를 자처하면서 외교적 입지를 다지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 등 친러시아 행보를 보여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