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기회소득'·'투자유치' 놓고 야당 도의원들과 설전(종합)

野 "비등록 예술인 기회소득 대책 필요"…金 "도의회에서 예산 늘려달라"
"거짓 성과 홍보로 도민 가스라이팅" 지적에 "윤 대통령이 국민 가스라이팅"

14일 열린 경기도의회 본회의 도정 질문에서 김동연 지사와 야당 도의원들이 김 지사의 핵심사업인 '예술인 기회소득'과 '투자유치 성과 홍보' 등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기회소득은 사회에서 가치를 창출하지만 보상받지 못하는 이들에게 일정 기간 소득을 보전하는 것으로, 도는 올해 중위소득 120% 이하 예술인에게 150만원의 기회소득을 처음 지급하기로 하고 관련 조례안을 도의회에 제출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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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질문자로 나선 국민의힘 강웅철(용인8) 의원은 "작년 말 예산심의에서 예술인 기회소득 예산이 조례 제·개정과 보건복지부 협의 없이 이뤄져 조건부 승인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며 "취지가 좋다고 절차를 무시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술인의 범위가 모호하다.

거리공연을 하는 청년들의 경우 기회소득 지원 대상인 예술활동증명유효자로 등록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비등록 예술인에 대한 지원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김 지사는 "신청해서 등록하면 된다"며 "그러려면 (도의회에서) 예산을 늘려달라. 그럼 많이 신청할 것"이라고 답했다
강 의원이 체육인에 대한 기회소득 지원계획 여부를 묻자 김 지사가 "독립야구단에 출전수당을 지급하는데 일종의 기회소득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고, 이어 강 의원과 김 지사는 "궤변이다", "궤변이 아니다"며 서로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국민의힘의 2번째 질문자인 고준호(파주1) 의원과는 '투자유치 성과 홍보', '익명게시판 비판 글' 등에 대해 공방을 이어갔다.

고 의원은 "김 지사가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외교 성과를 국민들에게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하고 있다'고 했는데 김 지사는 경기대의 인테그리스사(미국 반도체 기업) 연구소 유치 협약 실적을 가로챘고, 경기대가 나중에 협약을 파기해 망신만 샀다"며 "김 지사야말로 투자유치 성과에 대한 거짓 홍보로 도민들에게 가스라이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도정 챙기기를 뒤로한 채 중앙정부를 기웃거리며 대통령을 비판하는 이유가 뭐냐"며 "셀프 칭찬하고 대통령을 깎아내리는 것은 자기 수양이 부족한 것이냐"고 날을 세웠다.

이에 대해 김 지사는 "윤 대통령이 가스라이팅하고 있다고 본다.

발언을 바꿀 생각이 없다"며 "한일 정상회담 이후의 오염수 문제 등이 경기도정과 직접 관련 있어서 한 얘기"라고 반박했다.

이어 "경기대와 인테그리스사가 협약을 먼저 맺은 것을 나중에 알았다.

경기도와 수원시의 행정지원이 필요해 3자 협약을 맺은 것"이라며 "인테그리스사 협약 내용은 투자유치 성과 금액에 포함되지 않았고, 연구소의 수원지역 대학 내 유치는 현재도 추진 중이다"고 덧붙였다.

고 의원은 "도청직원들의 익명게시판 '와글와글'에 '최종 일정 확정까지 오래 걸리고 하루 이틀 전 촉박하게 이뤄져 야근한다.

밤 9시, 10시에 의사결정하고 비서실 통해 전달한다'는 내용이 있다"며 "유쾌한 반란이 아닌 불쾌한 반란, 관행 깨기 아닌 관행 이어가기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김 지사는 "비서실장이나 주변에 근무 시간 외나 주말에 업무지시를 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며 "이렇게 느끼는 직원이 있다면 겸허하게 보겠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