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전화 한 통이면"...벨라루스에 러 핵무기 이전
벨라루스가 러시아 전술핵무기를 도입하기 시작했다고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밝혔다.

14일 로이터·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루카셴코 대통령은 전날 러시아 국영 TV 채널 '로시야-1' 인터뷰에서 '러시아 전술핵무기를 이미 받았는가'라는 질문에 "다는 아니다. 순차적으로 받고 있다"고 답했다.

벨라루스에 배치되는 러시아 전술핵무기는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기간인 1945년 일본에 투하한 핵폭탄보다 3배나 강력하다는 주장도 했다.

그는 "그곳(일본)에선 8만명이 순식간에 숨졌고, 한 발에 25만명이 숨졌다. 하지만 우리의 한발은 3배나 더 강력하다. 아마 100만명이 순식간에 숨질 것"이라면서 "물론 이 무기를 사용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전술핵을) 모두 다 들여오고 나면 벨라루스 전역에 분산 배치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저장고가 많으며, 그중 5~6개를 이미 복원했고 더 복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또 러시아와 핵무기 사용을 조율하는 데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전화 한 통화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것이 러시아 핵무기이며 러시아 (승인)없이는 사용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전쟁이 시작되면 아무 때라도 곧바로 푸틴 대통령과 통화할 것이고, 타격을 조율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면서 "이미 그렇게 합의가 됐다"라고 주장했다.

루카셴코는 "핵무기 사용 이유는 벨라루스에 대한 (외부)공격 한 가지뿐"이라면서 "대응은 즉각적인 것이 될 것이고 이에 대해선 여러 차례 말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누군가가 핵무기를 가진 나라와 전쟁을 하려고 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것은 억제 무기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밖에 러시아가 전술핵무기의 벨라루스 배치를 요청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푸틴 대통령에게 배치해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지난 3월 러시아 전술핵무기의 벨라루스 배치에 합의한 이후 핵무기 배치를 위한 양국의 준비를 진행했다. 지난 4월 벨라루스 국방부는 러시아로 파견한 군부대가 현지에서 전술 핵무기 운용 훈련을 받고 복귀했다고 발표했다.

벨라루스에는 이미 핵무기 운반체계인 이스칸데르 미사일과 폭격기가 배치돼 있기도 하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 9일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회담하고 전술 핵무기 배치 계획을 구체적으로 논의했다. 러시아의 핵무기가 해외에 배치되는 건 옛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가 진행한 해외 배치 핵무기의 국내 이전이 완료된 1996년 이후 27년 만이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