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마트에서 시민이 우유를 고르고 있다. 사진=한경DB
서울의 한 마트에서 시민이 우유를 고르고 있다. 사진=한경DB
낙농가와 유업계가 올해 우유 원유(原乳)가격 산정을 위한 협상에 들어갔다. 가격 인상 전망이 짙은 가운데 소비자들이 접하는 우유 물가는 이미 9년 만에 최대 오름폭을 기록했다.

11일 유업계 등에 따르면 낙농가와 유업체들은 지난 9일부터 올해 우유 원유 가격을 정하기 위한 협상을 시작했다. 원윳값 인상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한 것이다.

사실상 시장에선 원유가격 인상이 기정사실이 된 상황이다. 최근 사료 가격 인상 등으로 낙농가의 생산비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생산비는 원유 가격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생산비가 상승하면 원유 가격도 따라 오른다.

낙농진흥회 통계를 보면 작년 낙농가 수는 4600곳으로 전년 대비 133곳(4%) 줄었고, 최근 2년간 낙농가 300여곳이 폐업했다. 생산비가 오르면서 낙농가 경영 부담이 커진 것인데,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는 낙농가의 폐업 원인으로 사룟값 등 생산비 상승을 꼽았다.

지난달 26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우유생산비는 L당 958.71원으로 전년 대비 115.76원(13.7%) 올랐고, 우유생산비 증가액 중 70.1%는 사료비 증가에 따른 것이었다.

이런 가운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미 소비자들이 접하는 우유 물가는 9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나타냈다.

통계청에 따르면 5월 품목별 소비자물가지수 중 우유 물가는 116.59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9.1% 상승했다. 이는 2014년 8월(11.4%) 이후 8년9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지난달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3.3%였던 것과 비교하면 평균 대비 상승폭은 약 2.7배 크다.

낙농가와 유업계로 구성된 낙농진흥회는 올해 원유 가격 인상을 두고 L당 69∼104원 범위에서 논의한다. 소위원회에서 정해진 가격은 낙농진흥회 이사회 의결을 거쳐 오는 8월 1일부터 인상분이 반영될 예정이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