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바이오 USA'에서 정남진 삼성바이오로직스 바이오연구소 소장이 미래 연구개발(R&D) 전략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7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바이오 USA'에서 정남진 삼성바이오로직스 바이오연구소 소장이 미래 연구개발(R&D) 전략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정남진 삼성바이오로직스 바이오연구소 소장이 연구소 출범 1년을 맞아 향후 연구개발(R&D) 전략을 공개했다. 이중항체, 항체약물접합체(ADC)뿐 아니라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 메신저리보핵산(mRNA), 멀티오믹스까지 R&D를 확장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겠다고 했다.

7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 제약·바이오 박람회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 USA)에서 정 소장은 “향후 10년은 R&D 혁신을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기존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에서 글로벌 선두 바이오기업으로 끌어올리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7월 존림 대표 직속으로 바이오연구소를 설립했다. 의약품 시장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자체 기술 및 특허 확보의 중요성이 높아져, 별도의 연구소를 만들게 됐다. 미국 머크(MSD), 애브비 등 글로벌 제약사에서 17년 간 연구한 정 소장은 지난해 11월 초대 소장으로 임명됐다.

바이오연구소는 지난해 10월 출시한 차세대 이중항체 플랫폼 ‘에스-듀얼(S-DUAL)’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며 항체 CDMO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지난달에는 이중항체 형성률을 기존 75%에서 85% 이상으로 향상시킨 ‘에스-듀얼 2G(Second Generation)’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mRNA 등 새로운 영역(모달리티)에 대한 연구도 이어간다. 지난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mRNA 안정성 향상 기술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또 인공지능(AI)을 활용해 mRNA 약물전달체 구성을 최적화한 약물 디자인 도구 ‘RNA 디자인 랩’도 개발했다.

유망 바이오 기업과의 공동 연구로 R&D 영역을 확장하기도 했다. 회사는 삼성물산과 함께 조성한 라이프사이언스펀드를 통해 지난 4월 스위스 ADC 기업 아라리스에 지분투자했다.

정 소장은 “3세대 ADC 기술은 항체의 유전자 변형 없이 특정 부위에 약물을 부착할 수 있는 단계”라며 “아라리스는 이러한 3세대 기술을 바탕으로 균질한 ADC를 생성하며, 추가 가공없이 항체와 약물을 결합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연구소는 1년여 간의 실사를 통해 아라리스의 기술력과 잠재력, 확장성 등을 검증하고 협업 범위 등을 정하는 역할을 했다.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정 소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핵심 사업은 CDMO이기 때문에 공정의 효율성 개선이 첫번째 고려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라리스는 항체를 변형하지 않고 효소를 사용한 접합기술을 갖고 있어, 공정이 간단하다는 장점이 있었다”며 “새로운 기술을 찾을 때는 이를 CDMO로 내재화했을 때 어떤 경쟁력을 보여줄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정 소장은 앞으로 바이오연구소가 CDMO 사업의 주변·지원 기술을 확보하고, 새로운 모달리티를 검증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인재 육성, 조직문화 혁신 등은 당면한 과제”라며 “기술혁신을 통해 인류건강을 증진하는 데 궁극적인 방점을 찍겠다”고 했다.

보스턴=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