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는 달러, 예금보다 '여기' 투자해야 이득…선택지 늘어난다
달러, 위안화 등 외화를 보유한 법인·개인의 투자 선택지가 늘어난다. 외화를 맡기고 투자 수익을 얻는 외화 머니마켓펀드(MMF)가 이르면 이달 중 출시된다.

▶본지 6월 3일자 A13면 참조

금융위원회는 금융투자업규정 일부 개정 고시안을 의결해 외화표시 MMF 편입 투자 상품 관련 근거조항을 마련했다고 7일 밝혔다.

금융위는 외화표시 MMF가 이르면 6~7월 중 출시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법인형 상품이 우선 나올 전망"이라며 "개인형 외화표시 MMF 출시는 좀 더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외화예금의 약 90%가 법인 자금이다.

금융위는 이번 회의에서 해외 신용등급을 국내 신용등급으로 전환하는 기준을 금융감독원장이 마련하도록 위탁하는 근거조항을 만들었다. 외화표시 MMF에 편입할 수 있는 해외 채무증권 범위를 명확히 정하기 위해서다.

금융위 관계자는 "MMF는 우량물만 담도록 돼 있다"며 "우량물 기준을 국내 신용평가 등급을 기반으로 보기 때문에 해외 신용평가 등급을 환산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MMF는 만기 1년 이내 단기 채권과 기업어음(CP), 양도성예금증서(CD), 콜 등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실적배당형 상품이다. 통상 하루 단위로 운영된다. 초단기 자금을 맡겨둬도 일반 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어 여유자금이 생겼을 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시장 불확실성이 높을 때 잠시 자금을 모아두는 식이다.

외화 MMF가 나오면 그간 외환을 은행 계좌에 넣어놨던 법인과 개인들이 이 상품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MMF 투자 대상은 원화 표시 자산으로 한정됐다. 그동안 달러로 결제 대금을 받았던 수출 기업, 달러에 단기 투자하려는 개인 등은 은행의 달러예금 외에 달리 운용할 곳이 없었다. MMF의 수익률을 결정할 채권 시장 금리가 여전히 높게 유지되고 있어 외화 MMF의 수익률이 외화예금을 앞지를 것이란 게 금융투자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 달러예금의 경우 1년 만기 기준 외화 예금 금리는 4~5%대다. 하지만 요구불예금인 보통예금은 1%대에 그친다.

금융위 관계자는 "요구불예금의 경우 외화 예금 금리가 낮은 편"이라며 "투자 안정성을 원하는 이들은 예금을, 수익성을 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들은 외화표시 MMF를 선택할 수 있게 돼 투자자들의 선택지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말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국내 거주자 외화예금은 913억9000만달러(약 119조 2640억원)에 달한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에 진출한 외국기업이 보유한 국내 외화예금의 합이다. 이중 기업 예금이 775억4000만달러(약 101조 1900억원), 개인 예금은 138억5000만달러(약18조 742억원)로 집계됐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