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시장 '큰 장' 선다…몸값만 1조원 '훌쩍'
코스피가 반도체주 강세에 랠리를 보이면서 얼어있던 기업공개(IPO)시장도 풀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 상장 심사 문턱을 넘기 위한 1조원 이상 대어급 기업들이 잇따라 대기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두산그룹의 로봇 자회사 두산로보틱스가 오는 9일 코스피(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두산로보틱스는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신사업으로 낙점한 협동 로봇 제조업체로 적자기업이지만, '시가총액 5천억원 이상·자기자본 1천500억원 이상'을 충족해 유니콘 기업 특례 요건으로 상장할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거래소는 유니콘 기업의 국내 증시 입성을 유도하기 위해 시가총액 1조원 이상 또는 시가총액 5천억원 이상·자기자본 1천500억원 이상 요건이 충족되면 다른 재무적 요건을 충족하지 않아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수 있게 했다.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NICE평가정보도 오는 9일 코스피 이전 상장을 위한 예비 심사를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9일에는 SGI서울보증보험과 중고차 플랫폼 업체 엔카닷컴도 코스피 상장을 위한 심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등산용품 전문업체 동인기연 역시 이달에 코스피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는 또 최근 코스피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한 에코프로머티리얼즈와 넥스틸에 대한 심사를 진행 중이다.

특히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IPO 시장 '대어'로 기대받고 있으나 모회사인 에코프로비엠의 이동채 전 회장이 내부자 거래 혐의로 구속되면서 대주주 적격성 등의 심사가 상장의 최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최대주주는 에코프로(지분율 52.78%)다. 에코프로는 이 전 회장이 지분 18.84%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거래소가 에코프로머티리얼즈와 넥스틸에 대한 상장 예비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두 기업은 심사가 원활하게 마무리되면 이르면 8∼9월께 상장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IPO시장은 코스피가 지난해 약세로 돌아서면서 상장 취소 사례가 늘어나는 등 전반적으로 얼어붙었다.

1조원 이상의 '대어급' 기업공개는 2021년 6개에서 작년에는 LG에너지솔루션이 유일했다.

현대엔지니어링, SK쉴더스, 원스토어 등이 부진한 수요예측 결과에 상장 계획을 철회했으며 SSG닷컴, CJ올리브영, 컬리, 케이뱅크, 골프존카운티 등이 증시 상장을 중단했다.

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에 새로 상장한 기업은 SK오션플랜트뿐이다.

중소형 기업들이 주로 찾는 코스닥시장에서는 이날 마녀공장까지 모두 26곳이 올해 새로 입성했다. 큐라티스(15일)와 프로테옴텍(19일)도 상장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