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볼·속도 경합 모두 강해…김민재 버틴 나폴리는 최소 실점
세리에A 데뷔 시즌 '커리어하이'…최고 수비수로 우뚝 선 김민재
김민재의 나폴리 입단 소식이 전해진 지난해 7월 말 이탈리아에서는 의구심 섞인 시각이 적지 않았다.

김민재의 영입이 나폴리의 '터줏대감'이자 2018-2019시즌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에 빛나는 칼리두 쿨리발리를 대체하기 위해 이뤄졌기 때문이다.

리그 정상급 수비수로서 위상을 지켜온 쿨리발리는 첼시(잉글랜드)로 떠났고, '전임자' 쿨리발리의 그림자는 시즌 초중반까지 김민재를 따라다녔다.

김민재 역시 지난해 10월 말 이탈리아 일간 라레푸블리카와 인터뷰에서 "쿨리발리는 나폴리의 전설"이라며 "그를 대체해야 한다는 책임감에 어깨가 무겁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로부터 8개월가량이 지나 김민재는 3일(한국시간) 2022-2023시즌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로 뽑혔다.

나폴리 소속으로는 쿨리발리 이후 4시즌 만에 '수비왕'의 영예를 안은 것이다.

리그 35경기에 출전, '괴물 수비수'로 이름을 날리며 나폴리에 33년 만의 리그 우승컵을 안겼다.

패스 정확도 91%, 걷어내기 122회, 태클 시도 55회, 가로채기 41회 등 성적을 남겼다.

리그 2골 2도움도 곁들였다.

세리에A 데뷔 시즌 '커리어하이'…최고 수비수로 우뚝 선 김민재
축구 통계 전문 사이트 풋몹에서는 시즌 평점 10위(7.43), 90분당 평균 패스 횟수 1위(75.1회)에 올랐다.

특히 운동능력을 앞세운 공중볼 경합 능력과 빠른 주력을 이용한 전방위 수비 능력에 시즌 초반부터 현지에서 찬사를 받았다.

김민재는 리그에서 경기 당 공중볼 경합에서 2.6회 승리했다.

'큰 무대'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9경기에서는 이 수치가 3.6회로 더 올랐다.

지난 3월 초 라치오와 홈 경기(0-1 패)에서는 8차례 공중볼 경합에서 모두 이기고 펄펄 날았다.

주력만 믿고 나폴리의 수비 뒷공간을 공략하려던 세리에A 공격수들도 번번이 무서운 속도로 따라오는 김민재에게 저지당했다.

미국 데이터 웹사이트 풋볼 레퍼런스에 따르면 올 시즌 김민재가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는 선수와 경합 상황에서 상대를 놓친 게 도합 4번뿐일 정도로 '철벽 수비'를 자랑했다.

33라운드 우디네세와 원정 경기에서 일찌감치 리그 우승을 확정한 나폴리는 올 시즌 37경기에서 세리에A 20팀 중 가장 적은 28골만 내줬다.

세리에A 데뷔 시즌 '커리어하이'…최고 수비수로 우뚝 선 김민재
김민재를 향해 이탈리아 '레전드' 수비수들의 찬사가 이어졌다.

UCL에서 5회 우승을 맛본 AC 밀란의 전설적인 센터백 알레산드로 코스타쿠르타는 지난달 초 이탈리아 스카이스포츠에 "김민재 덕에 나폴리가 수비 뒷공간을 남겨둘 수 있다.

실수해도 김민재가 뒤에 있다"며 "대단한 속도, 예측력, 상대 선수들의 움직임을 읽는 능력을 갖췄다"고 호평했다.

나폴리의 전설적 수비수로, 현역 시절 수비수로는 역대 3번째로 발롱도르를 수상한 이탈리아의 축구 영웅 파비오 칸나바로도 시즌 내내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김민재를 칭찬해왔다.

지난달 초 '나폴리 사람들을 꿈을 이뤄주기 위해 아시아에서 온 세계 최고의 수비수'라고 극찬한 ESPN의 스페인어 방송인 ESPN 데포르테스는 3일 "쿨리발리가 떠나고 김민재가 왔다.

덕분에 나폴리가 쓴 돈은 1천800만유로(약 252억원)에 불과하다"고 짚었다.

1천800만유로는 이전 소속팀 페네르바체(튀르키예)가 김민재의 바이아웃(이적 보장 최소 이적료)으로 설정했다고 알려진 금액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