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 작전까지 장악했다…전쟁 판도 바꾼 '마법 구슬' [바이 아메리카]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군사 작전까지 장악했다…전쟁 판도 바꾼 '마법 구슬' [바이 아메리카]](https://img.hankyung.com/photo/202306/B20230602182917880.jpg)
꼬박 1년 3개월째 참혹한 전쟁을 이어가고 있는 우크라이나에서 쓰이고 있죠. 군사력으로 미국, 중국 다음이라던 러시아이지만, 대당 수십억 기갑부대는 한 발에 1~2억을 오가는 재블린, 하이마스 정밀유도 무기 폭격에 맥을 추지 못합니다.
![군사 작전까지 장악했다…전쟁 판도 바꾼 '마법 구슬' [바이 아메리카]](https://img.hankyung.com/photo/202306/B20230602172455827.jpg)
더 적은 병력으로 이렇게 파괴적으로 쓸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첨단 반도체, 그리고 소프트웨어입니다.
그 중에서도 대규모 언어모델로 흩어져있던 군사 첩보들을 싹 모아서 점괘 내놓듯이 시각화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전장을 읽어 예측하는 인공지능 플랫폼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생소하지만 미국 뉴욕 주식시장에서 반짝이는 기업들을 들여다보는 '바이 아메리카'
오늘은 21세기 전장의 예지자, 미국 국가안보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기업, 팔란티어(티커명:PLTR)입니다.
▶ 원본 영상 : https://youtu.be/2JkOjkNq8YQ
![군사 작전까지 장악했다…전쟁 판도 바꾼 '마법 구슬' [바이 아메리카]](https://img.hankyung.com/photo/202306/B20230602171450650.jpg)
러시아 지상군이든 중국 해군이든 평소 감시하고 있던 정보에서 변동이 발생하는 즉시,
어떤 부대가 어디로 이동하는지 미리 보고 대응할 수 있게 해줘요.
이렇게 일방적인 게임을 할 수 있는 기술이 바로 팔란티어가 가진 플랫폼 '고담(Gotham)'에서 나옵니다.
네, 바로 배트맨이 지키는 빌런들의 도시 그 고담입니다.
![군사 작전까지 장악했다…전쟁 판도 바꾼 '마법 구슬' [바이 아메리카]](https://img.hankyung.com/photo/202306/B20230602171929273.jpg)
로고 모양이 마법사 수정 구슬을 닮았는데, 톨킨의 <반지의 제왕> 원작에서 '무엇이든 내다볼 수 있다'는 돌에서 이름을 따왔고,
본사를 부르는 별명 마저도 호빗들의 고향 '샤이어'입니다.
2001년 개봉한 반지의 제왕이 시리즈 내내 세계적인 화제였다고는 해도, 이 정도면 제대로 덕후가 된 사람들의 회사 아닌가 싶어요.
![군사 작전까지 장악했다…전쟁 판도 바꾼 '마법 구슬' [바이 아메리카]](https://img.hankyung.com/photo/202306/B20230602182513030.jpg)
피터 틸이 페이팔을 팔아 남은 돈을 들고 스탠포드 대학 동기이자 현재 최고경영자로 활동 중인 알렉스 카프, 스티븐 코헨, 페이팔 엔지니어였던 나단 게팅스를 불러 만들었는데 하나같이 다 괴짜입니다.
그 중 창업하는 것에 열중하고 우파 성향인 틸과 달리 산발한 회색 머리가 트레이드 마크인 경영자 카프는 자유분방하고, 태극권과 주짓수에 심취한 괴짜인데요.
정보기술 분야는 전혀 전공하진 않았지만 엔지니어들도 놀라게 할 정도로 시스템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고, '세계에서 제일 중요한 일을 하는 회사'라면서 외부와 연결고리를 만드는 핵심 인물이기도 합니다.
![군사 작전까지 장악했다…전쟁 판도 바꾼 '마법 구슬' [바이 아메리카]](https://img.hankyung.com/photo/202306/B20230602173430680.jpg)
엑셀 스프레드시트, CCTV, 인공위성 첩보 정보, 각종 문서, 인적 사항 등 한눈에 파악하기 어려운 걸 시각화 하고, 정부와 군사, 기업의 운용 전략을 제공하는 플랫폼 고담이 이때 만들어 진거예요.
이런 신념으로 미국 CIA에 브리핑해서 인큐텔(in-Q-tel)로부터 200억 달러 투자를 유치받고, 이를 시작으로 미 국방부, FBI 등 군사,보안 영역 확장해 나갑니다.
![군사 작전까지 장악했다…전쟁 판도 바꾼 '마법 구슬' [바이 아메리카]](https://img.hankyung.com/photo/202306/B20230602175009763.jpg)
유럽 최대 항공기 제작회사인 에어버스, 영국 석유화학회사 BP, 미국의 금융회사 JP모건체이스를 비롯해 우리나라에서도 HD현대가 한국 사무소 지분을 공통 투자하고 있기도 합니다.
![군사 작전까지 장악했다…전쟁 판도 바꾼 '마법 구슬' [바이 아메리카]](https://img.hankyung.com/photo/202306/B20230602175055610.jpg)
아마존의 AWS나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클라우드 서비스를 쓸 수 없는 대신, 정부 전산망과 군사, 첨단 기술을 노출하지 않으면서 인공지능을 접목하려 팔란티어를 찾고 있는 겁니다.

새로운 인공지능 플랫폼(AIP)은 올해들어 오픈AI가 불러일으킨 인공지능 기술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으면서 투자가 다시 몰리고 있기도 하죠.
![군사 작전까지 장악했다…전쟁 판도 바꾼 '마법 구슬' [바이 아메리카]](https://img.hankyung.com/photo/202306/B20230602180241750.jpg)
피터 틸은 <제로 투 원>에서 이 기술에 대해 이렇게 설명해요. "발전된 소프트웨어가 이를 가능하게 했지만, 더 중요했던 것은 애널리스트, 금융전문가, 과학자였다" 이 기술을 쓴 미국 군사당국자도 포브스와 인터뷰에서 비슷한 말을 했어요. "이 팀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그들이 문제에 얼마나 집중했는지, 즉 인간이 데이터와 대화하는 방식이었다."
팔란티어는 잘 훈련된 군사 조직을 가진 미국 등 서방 국가를 중심으로 인공지능 플랫폼으로 새로운 전술을 제공하고, 오랜 제조업체들에게는 비용 통제와 시장 발굴의 기회를 만들어주고 있다고 볼 수 있겠죠.
![군사 작전까지 장악했다…전쟁 판도 바꾼 '마법 구슬' [바이 아메리카]](https://img.hankyung.com/photo/202306/B20230602180746867.jpg)
팔란티어가 투자자들에게 가장 취약한 건, 기업 경영자와 일반 주주가 공통의 목표를 갖기 어렵다는 겁니다. 이 회사에는 클래스A, 클래스B, 그리고 의결권이 약 50%에 육박하는 클래스F, 차등의결권 주식이 존재합니다. 틸과 카프, 코헨 이렇게 창업자 3인이 외부 주주에 흔들리지 않고 경영하겠단 이유로 등급을 나눈건데, 이미 막대한 자본을 가진 이들은 공모시장에서 주가가 내려도 딱히 손해볼 일이 없는 위치에 있습니다.

![군사 작전까지 장악했다…전쟁 판도 바꾼 '마법 구슬' [바이 아메리카]](https://img.hankyung.com/photo/202306/B20230602181450517.jpg)
회사의 지속적인 흑자에 대한 월가의 시각은 다소 회의적입니다. 5월 초 기준 씨티와 도이치뱅크는 매도, 제프리스 등은 중립 의견을 유지 중이구요.
![군사 작전까지 장악했다…전쟁 판도 바꾼 '마법 구슬' [바이 아메리카]](https://img.hankyung.com/photo/202306/B20230602181536543.jpg)
한편으로는 그들은 그들이 만든 플랫폼 고담 속 배트맨처럼 시민들에겐 그저 빌런이면서 동시에 어두운 곳에서 악당을 물리치는 영웅으로 남는 걸 바라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기업을 키우겠다'는 이들의 철학을 팔란티어는 끝까지 지켜낼 수 있을까요.
![군사 작전까지 장악했다…전쟁 판도 바꾼 '마법 구슬' [바이 아메리카]](https://img.hankyung.com/photo/202306/B20230602171407690.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