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전투서 살신성인…73년만에 귀환한 미군영웅 고향서 영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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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육군 스토리 상병…부상 후 혼자 남아 중대원 후퇴 엄호하다 전사
운구 고향 지날 때 주민들 거리에 도열…카터 前대통령도 귀환 환영
조현동 주미대사 "절망적 시기에 한국 도운 희생 절대 잊지 않을것" 29일(현지시간) 미국 남부 조지아주의 주도 애틀랜타에서 차를 타고 남동쪽으로 2시간 반 정도 달리자 앤더슨빌 국립묘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등에 참전한 미군들이 묻힌 이곳은 이날 시골 같은 주변 분위기와 달리 인파로 북적였다.
조지아주 출신으로 한국전쟁에서 싸우다 숨진 루터 스토리 미 육군 상병의 유해가 73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육군 제2보병사단 9보병연대 1대대 알파중대 소속인 스토리 상병은 1950년 9월 1일 낙동강 전투에서 북한군에 포위될 위기에 처한 중대의 철수를 혼자 전방에 남아 엄호하다 전사했다.
미국 정부는 그의 전공을 인정해 1951년 6월 21일 부친에게 미국 최고 무공훈장인 '명예훈장'(Medal of Honor)을 전달했다.
훈장증서에는 "자신의 부상이 동료들의 철수를 방해할 것이라 깨달은 그는 다음 위치로 후퇴하기를 거부하고 철수하는 중대를 엄호하기 위해 남았다.
구할 수 있는 모든 무기를 발사하고 적의 또 다른 공격을 격퇴하는 게 마지막으로 목격된 그의 모습이었다"라고 기록됐다.
하지만, 군 당국은 1956년 1월 16일 스토리 상병의 유해 수습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다 계속된 한미 양국의 유해 발굴 노력 덕분에 73년 만에 스토리 상병의 신원을 확인해 지난 4월 6일 유족에 통보했다.
지난달 워싱턴DC에서 만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스토리 상병의 희생을 기리며 한국전쟁 당시 실종된 장병들을 끝까지 찾겠다는 의지를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날 안장식은 운구 행렬이 행사장에 들어서면서 시작됐다.
참석자들이 모두 일어나 예를 표했고, 미군 장례식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하는 단체인 '패트리엇 가드 라이더스'(Patriot Guard Riders)가 성조기를 들고 의장대 역할을 했다.
스토리 상병의 누나 딸인 조카 주디 웨이드씨가 연단에 서서 참석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는 "만약 루터가 이 자리에 있었다면 그는 '누구든 그런 상황에서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라고 말했을텐데 난 아무나 그렇게 행동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난 그러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지아주방위군의 토마스 카르딘 소장은 추도사에서 스토리 상병을 "미국의 영웅"으로 칭하고 "오늘 이 자리는 미국이 영웅들을 절대 잊지 않는다는 것을 물리적으로 보여준다"고 밝혔다.
카르딘 소장은 스토리 상병에게 수여한 명예훈장과 퍼플하트(참전군인에게 주는 훈장), 그리고 관을 감쌌던 성조기를 웨이드씨에게 전달했다.
안장식의 마무리로 군 헬기 2대가 행사장 상공을 비행했다.
미국 현충일인 메모리얼데이(29일)에 열린 안장식에는 어림잡아 500여명이 참석했다.
스토리 상병의 이야기가 오래전부터 지역사회에 널리 알려져 예상보다 많은 주민이 참석했다고 한다.
지역방송 WALB-TV는 운구 행렬이 스토리 상병이 살았던 도시 아메리쿠스를 지나가는 동안 주민들이 거리로 나와 도열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조지아주 고향 마을 플레인스에서 호스피스 생활을 하는 지미 카터 전 대통령도 스토리 상병 유해의 귀환 소식을 환영했다.
스토리 상병이 어렸을 적에 스토리 상병의 가족이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부친이 소유한 땅에서 일한 인연이 있다.
지역 주민 외에도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주지사 등 정계 인사, 베트남 참전용사와 한국에서 복무한 주한미군 출신들이 눈에 띄었다.
제2보병사단 원사로 군 생활을 마쳤고, 2013년 의정부 캠프레드클라우드에서 복무했다는 앤드루 스파노(58)씨와 1970년대 중후반 비무장지대(DMZ)에서 상병으로 복무한 카멜로 로드리게스(65)씨는 플로리다주에서 4시간 운전해서 왔다고 소개했다.
스파노씨는 연합뉴스 기자에게 "스토리 상병은 제2보병사단의 구성원이다.
우리는 그의 희생을 기리고 그와 가족에게 애도를 표하기 위해 참석했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를 대표해서는 주미대사관의 이창규 해군무관이 참석해 조현동 주미대사의 서한을 웨이드씨에게 전했다.
조 대사는 서한에서 "한국민들은 당신의 삼촌처럼 우리를 가장 절망적인 시기에 도우러 온 젊은 남녀들이 흘린 피 덕분에 자유와 민주주의를 누리고 있음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며 감사를 표했다.
안장식에서 만난 펀 윈부시 미국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 수석부국장은 한국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과 훌륭한 협력관계가 한국전쟁 참전용사 유해 수습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직 한국전쟁 참전용사 7천500여명의 행방이 확인되지 않았으며 이 가운데 5천여명의 유해가 북한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북한은 2018년 제1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미국에 유해 상자 55개를 넘긴 뒤 관계가 단절되면서 추가 유해 수습이 어려운 상태라고 윈부스 수석부국장은 설명했다.
/연합뉴스
운구 고향 지날 때 주민들 거리에 도열…카터 前대통령도 귀환 환영
조현동 주미대사 "절망적 시기에 한국 도운 희생 절대 잊지 않을것" 29일(현지시간) 미국 남부 조지아주의 주도 애틀랜타에서 차를 타고 남동쪽으로 2시간 반 정도 달리자 앤더슨빌 국립묘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등에 참전한 미군들이 묻힌 이곳은 이날 시골 같은 주변 분위기와 달리 인파로 북적였다.
조지아주 출신으로 한국전쟁에서 싸우다 숨진 루터 스토리 미 육군 상병의 유해가 73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육군 제2보병사단 9보병연대 1대대 알파중대 소속인 스토리 상병은 1950년 9월 1일 낙동강 전투에서 북한군에 포위될 위기에 처한 중대의 철수를 혼자 전방에 남아 엄호하다 전사했다.
미국 정부는 그의 전공을 인정해 1951년 6월 21일 부친에게 미국 최고 무공훈장인 '명예훈장'(Medal of Honor)을 전달했다.
훈장증서에는 "자신의 부상이 동료들의 철수를 방해할 것이라 깨달은 그는 다음 위치로 후퇴하기를 거부하고 철수하는 중대를 엄호하기 위해 남았다.
구할 수 있는 모든 무기를 발사하고 적의 또 다른 공격을 격퇴하는 게 마지막으로 목격된 그의 모습이었다"라고 기록됐다.
하지만, 군 당국은 1956년 1월 16일 스토리 상병의 유해 수습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다 계속된 한미 양국의 유해 발굴 노력 덕분에 73년 만에 스토리 상병의 신원을 확인해 지난 4월 6일 유족에 통보했다.
지난달 워싱턴DC에서 만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스토리 상병의 희생을 기리며 한국전쟁 당시 실종된 장병들을 끝까지 찾겠다는 의지를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날 안장식은 운구 행렬이 행사장에 들어서면서 시작됐다.
참석자들이 모두 일어나 예를 표했고, 미군 장례식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하는 단체인 '패트리엇 가드 라이더스'(Patriot Guard Riders)가 성조기를 들고 의장대 역할을 했다.
스토리 상병의 누나 딸인 조카 주디 웨이드씨가 연단에 서서 참석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는 "만약 루터가 이 자리에 있었다면 그는 '누구든 그런 상황에서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라고 말했을텐데 난 아무나 그렇게 행동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난 그러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지아주방위군의 토마스 카르딘 소장은 추도사에서 스토리 상병을 "미국의 영웅"으로 칭하고 "오늘 이 자리는 미국이 영웅들을 절대 잊지 않는다는 것을 물리적으로 보여준다"고 밝혔다.
카르딘 소장은 스토리 상병에게 수여한 명예훈장과 퍼플하트(참전군인에게 주는 훈장), 그리고 관을 감쌌던 성조기를 웨이드씨에게 전달했다.
안장식의 마무리로 군 헬기 2대가 행사장 상공을 비행했다.
미국 현충일인 메모리얼데이(29일)에 열린 안장식에는 어림잡아 500여명이 참석했다.
스토리 상병의 이야기가 오래전부터 지역사회에 널리 알려져 예상보다 많은 주민이 참석했다고 한다.
지역방송 WALB-TV는 운구 행렬이 스토리 상병이 살았던 도시 아메리쿠스를 지나가는 동안 주민들이 거리로 나와 도열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조지아주 고향 마을 플레인스에서 호스피스 생활을 하는 지미 카터 전 대통령도 스토리 상병 유해의 귀환 소식을 환영했다.
스토리 상병이 어렸을 적에 스토리 상병의 가족이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부친이 소유한 땅에서 일한 인연이 있다.
지역 주민 외에도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주지사 등 정계 인사, 베트남 참전용사와 한국에서 복무한 주한미군 출신들이 눈에 띄었다.
제2보병사단 원사로 군 생활을 마쳤고, 2013년 의정부 캠프레드클라우드에서 복무했다는 앤드루 스파노(58)씨와 1970년대 중후반 비무장지대(DMZ)에서 상병으로 복무한 카멜로 로드리게스(65)씨는 플로리다주에서 4시간 운전해서 왔다고 소개했다.
스파노씨는 연합뉴스 기자에게 "스토리 상병은 제2보병사단의 구성원이다.
우리는 그의 희생을 기리고 그와 가족에게 애도를 표하기 위해 참석했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를 대표해서는 주미대사관의 이창규 해군무관이 참석해 조현동 주미대사의 서한을 웨이드씨에게 전했다.
조 대사는 서한에서 "한국민들은 당신의 삼촌처럼 우리를 가장 절망적인 시기에 도우러 온 젊은 남녀들이 흘린 피 덕분에 자유와 민주주의를 누리고 있음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며 감사를 표했다.
안장식에서 만난 펀 윈부시 미국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 수석부국장은 한국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과 훌륭한 협력관계가 한국전쟁 참전용사 유해 수습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직 한국전쟁 참전용사 7천500여명의 행방이 확인되지 않았으며 이 가운데 5천여명의 유해가 북한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북한은 2018년 제1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미국에 유해 상자 55개를 넘긴 뒤 관계가 단절되면서 추가 유해 수습이 어려운 상태라고 윈부스 수석부국장은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