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세계선수권 최고 성적 한국탁구 '파리 메달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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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탁구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0년 만에 최고 성적을 내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한국 탁구 대표팀은 28일 폐막하는 2023 국제탁구연맹(ITTF) 개인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남녀 복식에서 은메달 2개와 동메달 1개를 수확했다.
신유빈(대한항공)-전지희(미래에셋증권) 조가 준결승에서 세계 1위 중국 조를 꺾는 파란을 일으킨 끝에 여자복식 은메달을 따냈다.
남자복식에서는 장우진(미래에셋증권)-임종훈(한국거래소) 조가 두 대회 연속으로 은메달을 수확했고, 조대성-이상수(이상 삼성생명) 조는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탁구가 개인전 세계선수권에서 메달 3개 이상을 따낸 것은 남자단식에서 은메달, 남녀복식에서 동메달 1개씩을 수확한 2003년 파리 대회 이후 20년 만이다.
2000년대 중반부터 실력에서 조금씩 뒤처지며 중국은 물론 일부 중화권 강자들에게도 테이블에서 밀리는 경우가 잦았던 설움을 제대로 날려 보냈다.
신유빈이라는 차세대 여자 에이스의 광폭 성장과 선배 선수들의 피나는 노력이 빛나는 성적을 만들었다.
여기에 더해 추천 전형 없이 정량적으로 드러나는 실력순으로만 국가대표를 선발하고 프로리그를 도입하는 등 보다 경쟁적인 환경 조성에 나선 대한탁구협회의 노력도 동력으로 작용했다
탁구협회는 2021년까지 국가대표 중 일부를 '추천 전형'으로 뽑았다.
복식조 조합 등을 고려하려면 추천 전형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컸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늘 공정성 논란이 일었다.
탁구협회는 2020 도쿄올림픽 뒤 추천 전형을 폐지했다.
올해는 아시아선수권,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나갈 선수를 선발전 성적만으로 뽑았다.
누구나 태극마크에 도전할 수 있다는, 경쟁적인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퍼졌다.
이번 세계선수권은 탁구협회 선발 방식의 변화와 관계없이 국제탁구연맹(ITTF) 규정에 따라 세계랭킹 순으로 대표팀을 꾸렸다.
하지만 추천 전형 폐지에 따른 분위기 변화가 이번 대회 성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게 탁구인들의 분석이다.
탁구협회는 앞으로도 추천 전형 없이 대표선수를 선발할 계획이다.
내년 부산 단체전 세계선수권에서는 엔트리 5명 중 3명은 상위 랭커로 자동 선발하고, 2명은 랭킹 100위권 선수들에 한정해 선발전을 치러 뽑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한경쟁' 분위기를 조성하려고 탁구협회가 변화를 준 것은 국가대표 선발 방식만이 아니다.
각 학생부와 일반부 사이의 칸막이들을 제거했다.
실력만 있다면 초등학생이 중학교 형들에게, 고교생이 실업 선배들에게 도전장을 내밀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지난해 8월 대통령기에서는 당시 고1이던 오준성(현 미래에셋증권)이 실업 선수들을 줄줄이 꺾고 우승을 차지하는, 놀라운 일이 펼쳐졌다.
실업 선수들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됐다.
정체되면 후배들로부터 언제든 '혼쭐'이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승민 탁구협회 회장이 공약 사업으로 어렵게 출범시킨 한국프로탁구리그(KTTL) 역시 이번 대회 좋은 성적의 밑바탕이 됐다.
선수가 훈련을 통해 쌓을 수 있는 경험에는 한계가 있다.
결국, 최대한 실전을 많이 치르는 게 중요하다.
단발성 토너먼트로 치러지는 기존 탁구협회 주관 대회가 아닌, 유튜브 중계 등으로 많은 팬이 지켜보는 가운데 리그제로 여러 경기를 소화하는 KTTL을 통해 선수들은 실전 경험치를 높이고 있다.
탁구협회의 대표팀 지도자 선임도 성공적이라고 평가할 만하다.
일본 여자대표팀을 이끌며 이토 미마 등 강자들을 조련해낸 오광헌 한국 여자대표팀 감독은 1년 반 만에 전지희와 신유빈을 세계선수권 은메달리스트로 조련해냈다.
지도자 경력이 일천하지만, 최근까지 현역으로 뛰어 선수 심리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아는 주세혁 남자대표팀 감독은 '형님 리더십'으로 선수들을 다독이며 메달 획득을 도왔다.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복식에서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성적을 냈으나 단식에서는 부진을 면하지 못했다.
어떤 선수도 16강을 통과하지 못했다.
서효원(한국마사회)이 8강까지 간 2021년 대회보다 오히려 성적이 하락한 셈이다.
김택수 탁구협회 실무부회장은 "결국 선수 개인 역량에서 중요한 것은 단식 경기력"이라면서 "이제 단식 기량 향상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춰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안재형 KTTL 총괄위원장은 "단식에서 이길 수 있는 선수에게 진 사례는 없었다.
엄밀히 말해 우리가 부진했다기보다, 우리 실력이 딱 그 정도인 것"이라면서 "중국은 어렵더라도 일본 정도까지는 이길 수 있는 경기력을 만들도록 준비해야 한다.
그 정도 목표는 분명하게 가지고 파리올림픽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한국 탁구 대표팀은 28일 폐막하는 2023 국제탁구연맹(ITTF) 개인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남녀 복식에서 은메달 2개와 동메달 1개를 수확했다.
신유빈(대한항공)-전지희(미래에셋증권) 조가 준결승에서 세계 1위 중국 조를 꺾는 파란을 일으킨 끝에 여자복식 은메달을 따냈다.
남자복식에서는 장우진(미래에셋증권)-임종훈(한국거래소) 조가 두 대회 연속으로 은메달을 수확했고, 조대성-이상수(이상 삼성생명) 조는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탁구가 개인전 세계선수권에서 메달 3개 이상을 따낸 것은 남자단식에서 은메달, 남녀복식에서 동메달 1개씩을 수확한 2003년 파리 대회 이후 20년 만이다.
2000년대 중반부터 실력에서 조금씩 뒤처지며 중국은 물론 일부 중화권 강자들에게도 테이블에서 밀리는 경우가 잦았던 설움을 제대로 날려 보냈다.
신유빈이라는 차세대 여자 에이스의 광폭 성장과 선배 선수들의 피나는 노력이 빛나는 성적을 만들었다.
여기에 더해 추천 전형 없이 정량적으로 드러나는 실력순으로만 국가대표를 선발하고 프로리그를 도입하는 등 보다 경쟁적인 환경 조성에 나선 대한탁구협회의 노력도 동력으로 작용했다
탁구협회는 2021년까지 국가대표 중 일부를 '추천 전형'으로 뽑았다.
복식조 조합 등을 고려하려면 추천 전형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컸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늘 공정성 논란이 일었다.
탁구협회는 2020 도쿄올림픽 뒤 추천 전형을 폐지했다.
올해는 아시아선수권,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나갈 선수를 선발전 성적만으로 뽑았다.
누구나 태극마크에 도전할 수 있다는, 경쟁적인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퍼졌다.
이번 세계선수권은 탁구협회 선발 방식의 변화와 관계없이 국제탁구연맹(ITTF) 규정에 따라 세계랭킹 순으로 대표팀을 꾸렸다.
하지만 추천 전형 폐지에 따른 분위기 변화가 이번 대회 성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게 탁구인들의 분석이다.
탁구협회는 앞으로도 추천 전형 없이 대표선수를 선발할 계획이다.
내년 부산 단체전 세계선수권에서는 엔트리 5명 중 3명은 상위 랭커로 자동 선발하고, 2명은 랭킹 100위권 선수들에 한정해 선발전을 치러 뽑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한경쟁' 분위기를 조성하려고 탁구협회가 변화를 준 것은 국가대표 선발 방식만이 아니다.
각 학생부와 일반부 사이의 칸막이들을 제거했다.
실력만 있다면 초등학생이 중학교 형들에게, 고교생이 실업 선배들에게 도전장을 내밀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지난해 8월 대통령기에서는 당시 고1이던 오준성(현 미래에셋증권)이 실업 선수들을 줄줄이 꺾고 우승을 차지하는, 놀라운 일이 펼쳐졌다.
실업 선수들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됐다.
정체되면 후배들로부터 언제든 '혼쭐'이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승민 탁구협회 회장이 공약 사업으로 어렵게 출범시킨 한국프로탁구리그(KTTL) 역시 이번 대회 좋은 성적의 밑바탕이 됐다.
선수가 훈련을 통해 쌓을 수 있는 경험에는 한계가 있다.
결국, 최대한 실전을 많이 치르는 게 중요하다.
단발성 토너먼트로 치러지는 기존 탁구협회 주관 대회가 아닌, 유튜브 중계 등으로 많은 팬이 지켜보는 가운데 리그제로 여러 경기를 소화하는 KTTL을 통해 선수들은 실전 경험치를 높이고 있다.
탁구협회의 대표팀 지도자 선임도 성공적이라고 평가할 만하다.
일본 여자대표팀을 이끌며 이토 미마 등 강자들을 조련해낸 오광헌 한국 여자대표팀 감독은 1년 반 만에 전지희와 신유빈을 세계선수권 은메달리스트로 조련해냈다.
지도자 경력이 일천하지만, 최근까지 현역으로 뛰어 선수 심리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아는 주세혁 남자대표팀 감독은 '형님 리더십'으로 선수들을 다독이며 메달 획득을 도왔다.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복식에서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성적을 냈으나 단식에서는 부진을 면하지 못했다.
어떤 선수도 16강을 통과하지 못했다.
서효원(한국마사회)이 8강까지 간 2021년 대회보다 오히려 성적이 하락한 셈이다.
김택수 탁구협회 실무부회장은 "결국 선수 개인 역량에서 중요한 것은 단식 경기력"이라면서 "이제 단식 기량 향상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춰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안재형 KTTL 총괄위원장은 "단식에서 이길 수 있는 선수에게 진 사례는 없었다.
엄밀히 말해 우리가 부진했다기보다, 우리 실력이 딱 그 정도인 것"이라면서 "중국은 어렵더라도 일본 정도까지는 이길 수 있는 경기력을 만들도록 준비해야 한다.
그 정도 목표는 분명하게 가지고 파리올림픽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