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김용화 연구개발본부장·지성원 브랜드마케팅본부장 인터뷰
"도요타 압도하는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개발…2025년 적용"

현대차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코모호수 인근 빌라 플리니아나에서 현대차의 시초가 된 포니 쿠페 콘셉트의 복원모델을 처음 공개했다.

이는 과거를 통해 미래의 비전을 찾겠다는 헤리티지 브랜드 플랫폼 '현대 리유니온'의 첫 번째 프로젝트로, 현대차는 인근에서 열린 클래식카·콘셉트카 모토쇼 '콩코르소 델라간차 빌라 데스테'에서 포니 쿠페 콘셉트를 계승한 'N 비전 74'도 출품했다.

"포니쿠페 유산 이은 'N 비전 74'로 고성능 전기차 기준 만들것"
현대 리유니온 출범과 N 비전 74 개발에 핵심적 역할을 했던 김용화 연구개발본부장(부사장)과 지성원 브랜드마케팅본부장(전무)을 현지에서 만났다.

먼저 현대 리유니온의 출범을 총괄한 지 본부장은 "현대차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나가면서 우리의 정체성에 대해 궁금해하는 고객이 많았다"며 "고객들이 제품이 아닌 브랜드를 사는 현재에 정체성을 갖고 고객들과 소통할 필요가 있었다"며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올해부터 헤리티지 커뮤니케이션을 본격화했고, 첫 번째 프로젝트가 현대 리유니온"이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포니 쿠페 콘셉트 복원모델과 함께 이 디자인을 계승한 콘셉트카인 N 비전 74도 큰 관심을 끌었다.

고성능 N 브랜드의 수소 하이브리드 롤링랩인 N 비전 74는 과거의 디자인과 미래의 기술의 결합한 현대차의 비전이기도 하다.

"포니쿠페 유산 이은 'N 비전 74'로 고성능 전기차 기준 만들것"
취임 후 언론과 첫 인터뷰에 나선 김 본부장은 "헤리티지와 관련해 우리의 고유한 색깔이 있는 제품이 뭐가 있을까 고민했다"며 "여기에 전기 고성능차의 스탠더드(기준)가 없다는 점에 착안해 우리가 먼저 치고 나가자고 했다"며 N 비전 74의 탄생 비화를 밝혔다.

과거 포니 쿠페 콘셉트 디자인에 수소연료전지 등 미래 기술을 접목하기는 쉽지 않을 듯 싶었다.

김 본부장은 이에 대해 "디자인과 기술은 아웅다웅하는 것이 정상"이라며 "다행스러운 것은 지금 현대차 디자인 리더십이 기술적 부분에 대해 상당한 이해를 갖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N 비전 74의 양산과 관련해서는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며 "N브랜드에서 나온 경험과 기술이 현재 주요 양산차에 전파되고 있는 것처럼 N 비전 74도 그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본다"고 기대했다.

김 본부장이 이끄는 남양연구소는 자동차기업인 현대차그룹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하는 곳이다.

전동화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라는 미래 모빌리티 화두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

그는 "인더스트리 방향 자체가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어 그것을 전체적으로 어떻게 끌고 갈 것이냐는 고민이 있다"며 "아무래도 소프트웨어가 중요하지만, 여전히 하드웨어나 디바이스 부분도 중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동화를 포함한 인더스트리 3.0, 초연결, SDV에 얼마나 현대적으로 대응하느냐가 문제"라고 덧붙였다.

김 본부장은 이를 위한 방법으로 그룹 내 수직계열화뿐만 아니라 다른 자동차 산업 부문과 발맞춤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전동화 시대 파워트레인(동력장치)을 묻는 말에는 "인산철(LFP) 배터리가 들어가는 차를 만들고 있고, 고속주행 시 출력이 떨어지는 단점을 개선한 차세대 리튬이온배터리도 개발했다"며 "전 세계 어느 배터리보다 우월한 성능을 갖고 있다"고 자신했다.

차세대 배터리로는 리튬메탈배터리를 고려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현대차는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사이 징검다리 역할을 할 차세대 하이브리드차도 준비 중이다.

그는 "도요타 하이브리드 시스템보다 연비 측면에서 압도적으로 차이가 나는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발했다"며 "2025년에 출시될 전 차종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포니쿠페 유산 이은 'N 비전 74'로 고성능 전기차 기준 만들것"
전동화 시대를 맞아 기술뿐만 아니라 브랜드의 중요성도 부각되는 추세다.

지 본부장은 이와 관련, "저는 현대를 제조사보다는 브랜드로 본다"며 "현대라는 이름이 가진 전통이 있기 때문에 현재에 있는 이름에서 소통하는 것을 전략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차의 전동화를 대표하는 브랜드인 아이오닉을 분리할 계획에 대해선 "서브 브랜드가 본인 역할을 하고 나서 소멸하는 경우도 있지만 현재 기준에서 아이오닉은 헤일로(후광)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아이오닉이 헤일로로 끌어주고 전용 전기차는 별도 운용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최근 현대차가 포니에 이어 스텔라나 갤로퍼의 상표권을 확보한 것에 대해선 "과거를 수집해 오늘을 기록해나가자는 취지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두 본부장은 중국이 미래 모빌리티의 방향을 감지할 수 있는 큰 시장이라는 점에는 동의했다.

김 본부장은 "올해 상해 모터쇼에서도 봤지만 중국 고객들은 차가 모빌리티 디바이스가 아닌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디어에 불과하다고 느끼고 있다"며 "이는 저희에게 큰 교훈이 되고, 어떻게 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던져준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의 관례에 따라 상품성과 기술을 확보하는 것과 중국처럼 완전히 생각이 바뀐 사람들을 공략하는 것, 이런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 어려움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