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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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성수기를 앞두고 항공사들이 국제선 비행의 즐거움 중 하나로 꼽히는 '기내식'에 힘쏟고 있다.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과 함께 해외여행 수요가 폭증한 가운데 기내식 강화로 여행의 재미를 더하고, 저비용 항공사(LCC)의 경우 추가 매출 확보를 노린다.

줄서서 먹는 도넛·셰프 우동 하늘서 맛본다

24일 LCC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에어서울은 정호영 셰프와 손잡고 국적 항공사 중 처음으로 우동 기내식을 선보였다. 
 사진=에어서울
24일 LCC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에어서울은 정호영 셰프와 손잡고 국적 항공사 중 처음으로 우동 기내식을 선보였다. 사진=에어서울
항공사들은 올해 줄줄이 신규 기내식 메뉴를 추가하고 나섰다. 항공사들은 홈페이지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등을 통해 항공편 출발 일정 시간 전까지 사전에 기내식을 신청 또는 판매하고 있다.

24일 LCC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인 에어서울은 정호영 셰프와 손잡고 국적 항공사 중 처음으로 우동 기내식을 선보였다.

이달 2일부터 제공한 우동 메뉴는 통통 새우살 샐러드 우동, 간장계란버터 우동, 고기 마제 우동 등 3가지다. 우동 기내식은 항공편 출발 48시간 전까지 사전 주문해야 구입할 수 있다. 우동 메뉴는 인천발 전 노선에서 주문 가능하다. 에어서울은 우동 기내식 출시 기념으로 메뉴모양 자석 굿즈(상품)도 함께 선보였다.

에어서울 측은 신메뉴에 대해 “정호영 셰프만의 특별 레시피로 만들었다. 사누키 우동 본고장인 다카마쓰 우동과 같은 쫄깃한 식감을 재현한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두부 김치 덮밥, 잡채 덥밥 등 비건(채식) 메뉴도 내놨다. 그동안 단거리 노선에서는 차가운 '콜드 밀'만 판매했으나 올해 1월부터 따뜻한 기내식도 판매하며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사진=진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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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자회사 진에어는 MZ(밀레니얼+Z) 사이 프리미엄 도넛 유행을 이끈 노티드 도넛을 하늘에서 맛볼 수 있게 기획했다. 노티드와 협업해 다음달 17일부터 7월13일까지 '청포도 크림 도넛 세트'를 사전주문 기내식으로 한정 판매한다.

한정판 메뉴는 청포도 크림 도넛 2개와 콜드브루 1캔으로 구성돼 '구름 위에서의 티타임'을 즐길 수 있다. 인천국제공항 오후 출발 방콕 코타키나발루 세부 클락 나트랑 다낭 푸껫 마카오 노선 항공편을 예매한 탑승객이 출발 72시간 전까지 사전에 구입 가능하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펫팸족(Pet+Family)' 문화가 확산하면서 비행기에서 내려 반려견에게 먹일 수 있는 도시락을 준비한 LCC도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 3월 반려견 전용 도시락 판매를 시작했다. 치킨트릿, 연어트릿, 수비드 닭안심 스테이크 3종으로 구성된 도시락은 재료를 동결건조해 제작했다. 항공편 출발 72시간 전에 사전 예약하면 받을 수 있다. 제주항공은 "반려견 전용 도시락은 국내 항공업계 최초"라면서 "다만 털 알레르기가 있는 승객 등을 위해 기내에선 먹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전통 한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채식 메뉴를 개발해 기내에서 즐길 수 있는 ‘한국식 비건 메뉴’를 사전 예약 메뉴로 선보였다.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은 전통 한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채식 메뉴를 개발해 기내에서 즐길 수 있는 ‘한국식 비건 메뉴’를 사전 예약 메뉴로 선보였다. 사진=대한항공
대형 항공사(FSC) 중에선 대한항공이 지난 3월부터 한국 출발편 대상으로 새로 개발한 한국식 비건 메뉴를 사전 예약 메뉴에 추가했다. 우엉보리밥과 버섯강정, 탕평채, 매실두부무침은 전 좌석에서 맛볼 수 있다. 일등석 및 프레스티지 클래스에서는 된장마구이와 은행죽 등도 제공된다. 항공편 출발 24시간 전까지 사전 신청하면 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그동안 제공되던 특별 기내식 중 6종의 야채식 외에 웰빙 음식으로 각광받는 한식을 채식 메뉴로 만들어 선택의 폭을 넓였다"고 말했다.

'치킨 오어 비프' 말고…아이 메뉴 따로 챙겨볼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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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영어 교재에 빠지지 않는 문구는 기내식 주문 시 메뉴를 묻는 '비프 오어 치킨(beef or chicken)'이다. 기내식 쟁반에 올라가는 메뉴가 소고기 혹은 닭고기 메뉴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복되는 메뉴가 지겹다면 취향을 반영한 다른 선택지를 준비할 수 있다.

통상 FSC들은 알레르기와 질병 등 건강과 종교, 연령 등 사유에 따른 특별 기내식 메뉴를 운영하고 있다. 항공편 출발 전 일정 시간 전 신청하면 정규 기내식 대신 종교식, 식이요법식 등의 메뉴를 고를 수 있다. 당질 섭취량 조절을 위한 당뇨식과 다이어터를 위한 저열량식이있는가 하면 유당과 염분, 글루텐을 제한한 식단도 신청 가능한 경우가 많다. 땅콩 알레르기 환자를 위한 식단도 있다.

연령에 따라 유아식과 아동식도 신청 가능하다. 24개월 미만의 유아에게는 이유식과 유아용 주스 등이 제공된다.
대한항공은 전통 한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채식 메뉴를 개발해 기내에서 즐길 수 있는 ‘한국식 비건 메뉴’를 사전 예약 메뉴로 선보였다.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은 전통 한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채식 메뉴를 개발해 기내에서 즐길 수 있는 ‘한국식 비건 메뉴’를 사전 예약 메뉴로 선보였다. 사진=대한항공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해외 각국의 봉쇄 조치가 종료되면서 해외여행객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관광공사의 빅데이터 플랫폼 ‘한국관광 데이터랩’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해외를 찾은 한국 관광객(승무원 제외)은 468만317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9만7106명)보다 16배 가까이로 불어났다. 특히 지난해 10월 일본 정부가 외국인의 무비자 개인 여행을 전면 허용하면서 관련 여행 수요가 몰린 방일 관광객이 160만700명(한국은행 집계)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 일본 여행에 대한 관심도가 일본 제품 불매운동 ‘노(No) 재팬’ 전에 비해 높아졌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소비자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관심도가 가장 높은 해외 여행지는 남태평양(51%)과 유럽(45%), 미국·캐나다(43%), 동남아시아(40%), 일본(40%)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본은 2019년 1분기(31%)에 비해 관심도가 9%포인트 증가하며 증가폭이 가장 컸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