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연금 활성화 방안' 용역 발주…"바스켓별로 나눠 접근"
"부유층의 '3층탑' 여겨지지만, 기본적인 노후 보장 용도일 수도"
금융위, 개인연금 세제혜택 소득별 효과 분석한다
금융위원회가 개인연금 활성화를 위해 소득 구간별 세제 혜택 규모 및 효과를 분석하기로 했다.

2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개인연금 활성화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이란 주제로 연구 용역 발주를 냈다.

개인연금 세제 혜택의 소득수준별 규모 분석 등을 바탕으로 제도 개선방안을 도출해내는 게 목표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금까지 개인연금 세제 혜택이 누구에게 집중되는지에 대해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분석한 적이 없었다"며 연구 착수 배경을 설명했다.

금융위는 우리나라 사적연금 체계 내에서 퇴직연금은 소득이 있는 사람만 가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소득이 없는 가정주부나 소득 발생이 일정하지 않은 개인 사업자 등에게는 개인연금이 유일한 사적연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금융위는 "통상 개인연금은 부유층의 '여유 있는' 노후를 위한 3층 연금(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으로 인식되는데, 누군가에게는 '기본적인' 노후 정도를 보장하는 2층 연금(국민연금-개인연금)일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개인연금 전체를 역진적이라는 이유로 세제 혜택을 배제할 것이 아니라 개인연금 가입자를 바스켓별로 나누어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고소득층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가입하는 개인연금에 대한 세제혜택 강화는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킨다는 비판을 반박하는 취지다.

실제 개인연금 납입액에는 소득공제가 적용됐으나 2014년에 세액공제로 전환된 바 있다.

소득공제 방식이 고소득자에게 혜택이 많이 돌아가 소득분배에 역진적인 성격이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었다.

그러나 금융위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한국을 포함해 벨기에, 에스토니아, 핀란드, 이스라엘 등 5개국만 세액공제를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는 "분배 관련 이슈는 재정으로 대응해야지, 연금 제도에 분배적 성격을 가미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경청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이에 저소득층의 개인연금 가입 확대를 위해 독일, 영국 등 주요국의 재정매칭형 유인책 제공 사례 등이 연구·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개인연금 가입·해지 시 세제 이외에는 유인책이나 강제 규정이 없다는 점에서 연금으로서 기능을 수행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도 연구 배경으로 들었다.

한편, 현행법상 별도 근거 법령 없이 소득세법상 세제 혜택 여부에 따라 구분된다.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연금저축(세제적격 연금)과 수령 시 비과세 혜택이 있는 연금보험(세제비적격)으로 나뉜다.

사적연금의 근거 법령, 소관 부처 등이 분산돼 정책 간 유기적인 연계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