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고민해도 아무것도 써지지 않아 챗GPT 이용"
챗GPT, 중국서 접속 차단…홍콩매체 "법적 조치 당할 수도"
노벨상 中작가 모옌 "챗GPT로 위화 칭송 글 작성" 고백
2012년 중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가 모옌이 챗GPT를 활용해 동료 작가인 위화를 칭송하는 글을 작성했다고 고백했다.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모옌은 지난 16일 저녁 상하이에서 열린 문학잡지 서우훠의 제65회 창간 기념식에서 도서상을 받는 위화의 시상자였다.

중국 문학계의 두 거물이 나란히 무대에 오르자 분위기는 기대감으로 가득 찼다.

모옌은 "이 상을 받는 이는 진정 뛰어나다.

그리고 물론 그는 나의 좋은 친구"라며 "그는 비범하며 나 역시 그래야만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하지만 이어 "나는 (시상) 관례에 따라 그를 칭송하는 글을 써야 했는데 며칠을 고민해도 아무것도 써지지 않았다"며 "그래서 박사과정 학생에게 챗GPT를 이용하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했다"고 토로했다.

그의 말에 충격받은 객석에서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모옌은 학생에게 '원청' 등 위화의 책 제목과 '발치'를 포함한 핵심 키워드 목록을 넘겼다고 밝혔다.

'발치'는 위화가 과거 치과의사로 일한 것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고 SCMP는 설명했다.

모옌은 "그러자 순식간에 셰익스피어 스타일의 칭찬하는 1천개 이상의 단어가 생성됐다"고 말했다.

모옌은 그러나 자신의 소설은 모두 직접 썼다고 강조하면서 글쓰기의 힘을 즐겨왔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신은 글을 쓸 때 한 사람이고 펜을 내려놓으면 다른 사람"이라며 글쓰기가 다른 정체성과 견해를 탐구하도록 자신을 이끈다고 밝혔다.

위화는 모옌의 챗GPT 사용 고백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SCMP는 "챗GPT가 정확하게 어떻게 사용됐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학생이 챗GPT에 해당 단어들을 입력했고 그에 따라 문장들이 생성됐을 것으로 보인다"며 "모옌은 AI를 활용해 글을 쓴 사실을 공개적으로 처음 인정한 노벨상 수상 작가다"라고 짚었다.

이어 해당 행사의 영상은 곧 중국 소셜미디어에 올라왔고 활발한 토론을 낳고 있다고 전했다.

많은 이들은 모옌이 창작 활동 지원을 위해 새로운 기술과 도구를 탐구한 열린 자세에 깊은 인상을 받았고, 작가가 아이디어를 만들고 작품을 다듬는 것을 도울 AI의 잠재력에 대해 낙관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의 일부 이용자들은 모옌과 그의 동료들이 챗GPT를 사용하기 전에 변호사와 상담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중국에서는 미국 오픈AI가 개발한 챗GPT의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고 있다.

이에 일부 누리꾼은 모옌이 오픈AI의 서비스 규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로 인해 오픈AI로부터 법적 조치를 당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정부 역시 부적절하거나 민감한 정보에 대한 접근 차단을 위해 현지에서 챗GPT 접속시 필요한 가상사설망(VPN)의 사용을 금하고 있다.

모옌과 그의 학생이 VPN을 이용해 챗GPT에 접속했다면 그들은 벌금이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SCMP는 지적했다.

한 웨이보 누리꾼은 "누군가는 경찰에 신고할 수 있다"고 썼다.

모옌은 장이머우 감독이 영화화하면서 널리 알려진 대표작 '붉은 수수밭'을 비롯해 '개구리', '인생은 고달파' 등의 작품으로 유명하다.

1983년 단편 '첫 번째 기숙사'를 발표하며 작가의 길로 들어선 위화는 '허삼관 매혈기', '인생', '형제', '원청' 등의 작품으로 국내 독자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