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 헬만드강 상류 수자원 시찰 허용해야…거부하면 후회할 것"
이란 대통령, 탈레반에 "국경 넘는 강물 막지 말라" 경고
이란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에 남부 국경을 넘는 강물 흐름을 막지 말라고 경고했다.

18일(현지시간)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은 이날 시스탄-바-발루치스탄주(州)를 방문해 "아프간 통치자는 이란 주민이 물을 쓸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라이시 대통령은 "국민의 권리가 침해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아프간은 당장 이란의 전문가들이 헬만드강 상류 수자원 상태를 시찰할 수 있도록 허용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아프간 정부는 나의 말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시의적절한 조치가 없으면 미래에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대통령과 함께 이 지역을 방문한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외무장관도 "아프간 당국은 더 늦기 전에 헬만드강 상류 카자키 댐 수문을 열어야 한다"며 "이는 이란의 심각한 요구이며 양국 관계에 영향을 미친다"고 날을 세웠다.

길이가 1천㎞에 달하는 헬만드강은 아프가니스탄 중부 지역에서부터 국경을 넘어 이란 남부지역까지 흐른다.

이란의 하문 호수는 이 강물로 채워지는데, 최근 유입되는 수량이 급감해 4천㎡ 넓이 습지가 모두 말라버린 상황이다.

탈레반의 아미르 칸 무타키 아프간 외교장관 대행은 아미르압둘라히안 장관과 전화 통화에서 가뭄이 헬만드강 수량 감소의 원인이라고 해명했다.

2021년 아프간 정권을 잡은 탈레반은 이슬람 수니파 근본주의 무장 단체다.

반면 이란은 시아파 신정일치 국가다.

중동 내 시아파 민병대를 지원하는 이란은 수니파 극단주의 세력과 각을 세워왔다.

탈레반 집권 시기인 1998년에는 아프간 북부에서 이란 외교관 11명이 피살되는 사건도 발생했다.

이 일로 양국이 전쟁 직전까지 가는 험악한 상황을 맞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