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경기침체와 실적 부진 우려가 증시 좌우"
"코스피 평균 10% 하락 가능성…하반기 코스피 2,200∼2,800 전망"
실적충격·경기 부진에 하반기 증시도 뜨뜻미지근
나라 안팎의 경기와 기업 실적 부진 여파로 올해 주식 투자자들도 큰 재미를 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17일 코스피가 하반기에 경기 침체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하반기에 통화 정책과 기업실적 변화에 따라 횡보와 상승을 반복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하반기 코스피 변동 폭을 2,400∼2,800으로 예상했다.

삼성증권은 코스피가 하반기에 2,200∼2,600 박스권 내에서 중립 수준의 등락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분기별 코스피 예상 변동 폭은 2분기 2,300∼2,600, 3분기 2,200∼2,500, 4분기 2,300∼2,600 등으로 제시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침체와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최악을 상정하더라도 코스피와 코스닥지수 최대 가능 하락률은 10% 이내로 제한될 것"이라며 "코스피 2,200선을 국내 증시의 중장기 진 바닥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시기적으로 2분기 전후 미국 부채한도 관련 협상 잡음, 3분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금리 인하 기대감 후퇴와 미국 경기 둔화, 4분기 기업 실적 눈높이 하향 조정 등이 각각 증시에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올해 3분기에 경기 침체 우려에 조정을 받을 것이라며 하반기 코스피 예상 변동 폭으로 2,300∼2,700을 제시했다.

그는 "긴축 사이클 후반부에 증시 주가수익비율(PER)은 금리에 민감하지 않다"며 "주당순이익(EPS)이 PER까지 결정하는 국면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과거 경기가 침체에 빠지거나 기업 이익 성장세가 급격히 훼손되면 주가는 금리 하락 기간에도 하락했다.

하나증권은 연준이 내년 1분기에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는데, 기준금리 인하 초기국면은 경기 침체를 실제 반영하므로 증시는 올해 4분기에 조정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극단적인 위기 국면을 제외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코스피는 평균 10% 정도 하락했다며 코스피 전망치로 5∼6월 하단 2,300, 3분기 상단 2,700, 4분기 하단 2,450을 각각 제시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제조업은 재고 증가로 둔화 국면에 있다"며 "재고 조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돼야 경기가 반등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경기 반등 시기와 폭은 결국 수출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수출 감소 폭은 2분기를 정점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화투자증권은 하반기 코스피 전망치로 2,350∼2,750으로 제시했다.

반면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불황이지만, 불황에 사서 호황에 파는 불황매호황매(不況買好況賣) 전략으로 용기를 내야 할 시점"이라며 코스피가 올해 하반기에 상승장세를 펼칠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우리나라 경기와 실적이 내년에 개선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며 내년 경기와 실적 개선과 가치평가 정상화 등을 가정해 하반기 코스피 상단을 2,800으로 제시했다.

하반기 전 세계 경기가 일시적인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있으나, 이런 우려가 물가 하락과 통화 정책 전환을 강화해줘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변 연구원은 "경기 침체 우려는 이미 선반영돼왔고 하반기 증시 우상향의 중요한 뼈대가 될 것"이라며 "역사적으로 하반기 증시는 이듬해를 선반영하는 특징을 보였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