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훼손죄로 수원시의원 고발…시의원 "운영 적정성 질의한 것"

경기국제공항 유치를 추진하는 시민단체가 단체 임원진을 언급하며 "고인 물은 썩는다"는 등의 발언을 한 수원시의원을 명예훼손죄로 고발하고 항의 집회를 열었다.

"고인 물" 시의원 발언에 경기공항유치 단체 발끈…항의 집회(종합)
16일 경기국제공항유치시민협의회는 수원시청 앞에서 배지환 수원시의원의 사과를 요구하는 집회를 했다.

이들은 "배 의원은 2015년 수원시 조례에 근거해 출범한 이후 9년 동안 군 공항 이전과 경기국제공항 건설을 위해 활동해온 시민협의회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배 의원의 사과를 촉구했다.

집회에서 한 시민협의회 간부는 배 의원 발언에 항의하는 뜻으로 삭발했다.

시민협의회 측은 전날인 15일에는 시의원은 공직자로서 시민단체의 자율적 운영에 개입하거나 임원진 구성에 관여해서는 안 됨에도 불구하고 시장에게 임원진 교체를 요구하며 단체를 모욕했다며 명예훼손죄로 그를 경기남부경찰청에 고발했다.

앞서 배 의원은 지난달 27일 열린 제375회 수원시의회 임시회 당시 수원시장에 대한 시정 질의 과정에서 "시민협의회 회장과 부회장이 4 연임, 사무국장이 3 연임 중"이라며 "시 차원에서는 계속 같은 사람들이랑 일을 하니까 편할 수 있겠지만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미리미리 단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배 의원은 시민협의회 반발에 대한 입장을 묻자 "임시회 때 시장에게 시 예산을 받는 단체가 운영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운영 적정성에 관해 질의를 한 것이지 특정 단체가 잘됐다, 잘못됐다 평가한 게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고인 물' 발언은 임원진의 연임에 대해 묻는 말에 시장이 먼저 '저도 이해가 잘 안되지만'이라고 하길래 시장의 그러한 의견에 동의를 나타내고 부연하는 과정에서 나온 표현"이라고 덧붙였다.

경기국제공항유치시민협의회는 수원 군 공항 이전 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돕고자 사업정책분과, 주민참여분과, 갈등관리분과 등 9개 분과 1천100명의 전문가 및 시민으로 구성된 민간조직으로, 2015년 5월 발족했다.

발족 당시 명칭은 군공항이전수원시민협의회였지만 수원 군 공항 이전과 경기국제공항 건설이 함께 추진됨에 따라 지난해 9월 현재 명칭으로 변경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