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재고 삼성 54.4조·SK 17.1조…반도체 재고 급증
불황에도 삼성 R&D 투자 역대최대…SK는 시설투자 감소
경기침체에 재고 '눈덩이'…삼성전자·SK하이닉스 재고 71조(종합)
경기 침체와 수요 부진이 깊어지면서 K-반도체를 이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재고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15일 각 사가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전체 재고자산을 합하면 71조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TV와 스마트폰 등을 제외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재고는 49조원을 넘어섰다.

◇ 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도체 재고만 49조원 돌파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재고자산은 지난해 말(52조1천878억원)보다 4.3%(2조2천317억원) 증가한 54조4천19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47조5천907억원)과 비교하면 14.3% 증가한 것이다.

다만 재고 수준이 정점을 찍었던 지난해 3분기 말(57조3천198억원)과 비교하면 줄어든 것이다.

특히 반도체를 담당하는 DS 부문 재고는 지난해 말 29조576억원에서 올해 1분기 말 31조9천481억원으로 9.9% 증가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메모리 반도체 재고 물량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전체 재고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58.7%에 달했다.

같은 기간 전장사업 부문인 하만의 재고자산은 2조1천26억원에서 2조2천83억원으로 5% 증가했다.

다만 가전과 모바일 사업을 담당하는 DX 부문 재고자산은 20조1천901억원에서 19조8천208억원으로 1.8% 감소했다.

디스플레이(SDC) 부문 재고자산도 2조1조661억원에서 1조7천14억원으로 21.5% 감소했다.

전체 자산에서 재고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11.6%에서 12.0%로 0.4%포인트 커졌다.

삼성전자의 재고자산 회전율은 지난해 말 4.1회에서 1분기 말 3.5회로 낮아졌다.

재고자산 회전율은 매출원가를 재고자산으로 나눈 것으로, 기업이 보유한 재고자산을 판매하는 속도를 측정하는 지표다.

회전율이 높을수록 재고자산이 빠르게 매출로 이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SK하이닉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SK하이닉스의 재고자산은 17조1천822억원으로 지난해 말(15조6천647억원)보다 9.7% 늘었다.

1년 전(10조3천926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65.3% 급증한 것이다.

SK하이닉스의 재고자산율도 같은 기간 2.4회에서 1.6회로 낮아졌다.

경기침체에 재고 '눈덩이'…삼성전자·SK하이닉스 재고 71조(종합)
◇ 불황에도 삼성전자 역대급 R&D 투자…SK하이닉스는 시설투자 '신중'
다만 삼성전자는 경기침체에도 올해 1분기 연구개발(R&D) 비용을 대폭 늘려 6조5천790억원을 집행했다.

이는 작년 동기(5조9천226억원)보다 11.1% 증가한 것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글로벌 경기침체에서도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투자를 강화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1분기 시설투자액은 10조7천38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반도체 사업에만 90%가 넘는 9조7천877억원을 쏟았다.

SK하이닉스의 1분기 R&D 비용은 1조895억원으로 작년 동기(1조2천43억원)보다 9.5% 감소했다.

다만 매출이 급감하면서 매출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9.9%에서 21.4%로 크게 올랐다.

실적 악화에 SK하이닉스의 시설투자액은 급감했다.

1분기 시설투자액은 1조7천480억원으로 작년 동기(4조6천930억원) 대비 62.8% 급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