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보도…"美와 일부 서방국들이 러와 갈등 우려해 신중한 입장"
"나토, 7월 정상회의서 우크라에 회원국 가입 초청 않을 것"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오는 7월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에 공식적으로 회원국 가입 초청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미국 일간 워싱턴 포스트(WP)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익명을 요구한 나토 회원국 관리들을 인용해 나토가 오는 7월 11~12일 발트 국가인 리투아니아의 빌뉴스에서 열리는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에 회원국 가입을 요청하는 공식 초청장을 발급하지 않을 것이라는데 31개 회원국이 동의한다고 전했다.

이 같은 상황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전망에 대한 기존 회원국들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는 것과 연관된 것이라고 신문은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에 가까운 발트 국가들과 동유럽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의 가입 일정에 대한 잠재적 약속을 포함하여 회원국 자격 부여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주장하고 있다.

반면 미국과 일부 서유럽 국가들은 나토-우크라이나 협의 기구지위 제고나 나토의 우크라이나 국방 부문에 대한 기술 지원 확대와 같은 더 낮은 수위의 결정을 지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발트 3국의 하나인 에스토니아 국방부 고위 관리 투울리 두네톤은 "빌뉴스 정상회의가 우크라이나에 그들의 자리는 나토에 속하며 그들의 가입이 매우 환영받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낼 기회"라고 주장했다.

발트 3국 관리들은 빌뉴스 정상회의에서 나토는 우크라이나가 언젠가는 회원국 지위를 얻을 것이란 2008년 루마니아 부큐레슈티정상회의 발표와 유사한 성명을 반복하지 말고, 우크라이나에 공식가입 초청서를 발급하거나 가입 일정과 구체적인 조건을 설정하는 절차를 개시할 것을 제안했다.

체코의 얀 리파브스키 외무장관도 "빌뉴스 회의에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과 관련한 적절한 경로가 제공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더 신속한 행동을 지지하는 국가들은 러시아의 무력 사용을 억지하는 것은 특정국에 대한 회원국 지위 약속이 아니라 실질적 지위 부여라고 강조했다.

당사국인 우크라이나의 나토 주재 대사 나탈리야 갈리바렌코도 "나토가 '열린 문' 정책을 또다시 반복하는 대신 우크라이나의 회원국 지위를 위한 길을 확정하고, 일정을 설정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촉구했다.

반면 2008년 우크라이나와 또 다른 옛 소련 국가 조지아(러시아명 그루지야)의 나토 편입 운동을 이끌었던 미국과 일부 서유럽 국가들은 오히려 신중한 입장을 보인다.

이들은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회원국 지위 인정이 자동으로 나토 상호방위규약을 발동시켜 세계 최대 핵보유국인 러시아와의 심각한 갈등을 초래하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나토 조약 5조는 회원국 중 한 국가가 공격받으면 나토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무력 사용을 포함한 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 등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과 관련한 신속한 조치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 격화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갖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냉전 종식 이후 점진적으로 이루어진 옛소련 국가들의 나토 가입이 러시아 안보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고 주장해 왔다.

이 때문에 조 바이든 행정부의 미국 관리들은 나토 국가들이 우선 우크라이나가 오랫동안 준비해온 봄철 대반격을 지원하는 데 집중하길 선호하고 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미 관리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나토 회원국 자격 부여와 미래안전보장 등은 종전 논의의 일부로 다루어져야 할 문제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나토, 7월 정상회의서 우크라에 회원국 가입 초청 않을 것"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