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마약·폭행 잇단 강력범죄에 영화인 줄…교정 기능 '비상'

원주 교도소서 1년 사이 빈발…"단기간 여러 건은 우려할 일"
전국 교정사고 2019년 1천건→2021년 1천278건…매년 증가추세

수용자의 교화를 돕는 원주교도소 내에서 추행, 폭행, 마약, 살인 등의 강력범죄가 1년 사이 잇따라 발생해 교정기능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15일 법조계와 법무부 교정본부 등에 따르면 원주교도소 내 수용동에서 재소자 A(37)씨가 지난해 12월 말께 동료 재소자를 두 차례 강제 추행한 혐의로 기소돼 최근 1심에서 벌금 2천만원을 선고받았다.

지적 장애가 있는 수용자를 추행한 이 사건은 피해자를 위해 500만원을 공탁하고 피해자도 처벌 불원서를 제출하면서 그나마 벌금형에 그쳤다.

추행뿐만 아니라 수용자 간 폭력 사건도 잇따른다.

원주교도소 재소자인 B(28)씨는 지난해 12월 6일 오전 8시 15분께 수용동 복도에서 평소 감정이 좋지 않았다는 이유로 동료 재소자 B(30)씨를 주먹 등으로 때리는 등 상해 혐의로 기소돼 6개월의 징역형을 더 살게 됐다.

재판부는 B씨가 수용 생활 중 이미 6건의 폭력 사건을 일으키는 등 성행 개선을 위한 노력이 미흡하다고 판단해 이 같은 형을 내렸다.

동료 수형자를 나무 밥상으로 내리쳐 잔혹하게 살해한 사건도 원주교도소에서 벌어졌다.

지난해 7월 25일 낮 12시 10분께 60대 수형자를 나무 밥상으로 여러 번 내리쳐 살해한 C(52)씨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이 형이 그대로 확정됐다.

B씨는 재판 과정에서 우발적 범행을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죄책감조차 느끼지 않는 반사회적 잔혹한 범행인 점 등을 고려해 B씨를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하는 형을 내렸다.

교도소 내에서 마약류 거래까지 이뤄진 사실도 드러났다.

마약류인 향정신성의약품(졸피뎀)을 처방받아 숨기고 있다가 다른 재소자에게 제공하거나 이를 건네받아 투약한 원주교도소 수용자 5명이 징역형과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징역형을 선고받은 2명은 동종 범죄로 처벌을 받아 수형 중 또다시 이 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이를 두고 "교정 질서와 기강을 크게 해친 일"이라고 밝혔다.

졸피뎀 투약자인 이 중 1명은 지난해 9월 27일 오후 6시 10분께 자신보다 나이가 20살이나 더 많은 50대 재소자를 여러 차례 때리거나 목을 조르고 뜨거운 물을 붓는 등 상해·폭행 혐의가 더해졌다.

전국 교도소에서 발생한 교정사고 현황자료를 보면 2021년의 경우 폭행 치사·상 등 수용자 간 폭행 598건(46.8%), 수용자에 의한 직원 폭행 111건(8.7%), 도주 미수 3건(0.2%), 기타 389건(30.4%) 등이다.

이 중 기타는 수용자 간 성범죄, 금지 물품 소지·반입, 공용물 손괴 등이다.

교정사건 발생 건수는 2019년 1천건, 2020년 1천241건, 2021년 1천278건으로 매년 늘고 있고, 1일 평균 수용인원 대비 교정사고 발생 비율도 2019년 1.8%, 2020년 2.3%, 2021년 2.4%로 증가추세다.

교정기관의 한 관계자는 "전국 교정사고 발생 비율이 3% 이내인 것은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며 "다만 단기간 여러 건의 강력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는 것은 우려할 일로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