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국가'라 부른 NBA 스타, 中 항의에 사과
미국 프로농구(NBA) 스타였던 드와이트 하워드(38)가 대만을 '국가'로 지칭했다가 중국 누리꾼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12일 대만 중앙통신사 등 중화권 매체에 따르면 하워드는 지난 10일 대만 문화총회가 주최하는 '총통부에서 하룻밤 묵기' 행사의 홍보 영상에 출연해 대만을 가리키며 '국가'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그는 대만 집권 민진당의 총통선거 후보로 확정된 라이칭더 부총통 겸 민진당 주석과 함께 출연한 이 영상에서 "대만에 온 이후 이 컨트리(country)에 대해 완전히 새로운 인식을 하게 됐다"고 말했고, 영상 자막에는 이 단어가 '국가'로 번역해 표기됐다.

또 라이칭더에게 "정말 총독부에서 묵을 수 있는 것이냐"고 물으며 "우리나라에서는 그것이 합법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영상이 알려지자 웨이보 등 중국의 소셜미디어(SNS)에서 관련 해시태그가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올랐고, 중국 누리꾼들은 하워드를 거세게 비난하며 사과를 요구했다.

중국이 대만을 수복해야 할 영토의 일부로 간주하고, 무력 통일론까지 거론하는 상황에서 대만을 독립된 국가로 인정한 것처럼 보이는 그의 발언을 문제 삼은 것이다.

논란이 확산하자 하워드는 이날 대만의 한 초등학교 방문 행사를 마친 뒤 현지 매체들과 한 인터뷰에서 "누구에게도 상처를 주고 싶지 않다"며 "나의 발언으로 상처를 받은 사람들에게 사과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내가 컨트리라는 단어를 사용할 때 그것이 반드시 국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지역을 가리킬 때도 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나는 정치인이 아니고 정치적인 이슈에 연루되고 싶지 않으며 중국인과 대만인 모두 존중한다"며 "이 행성에서 사는 모든 사람이 서로 평등하게 대하고, 사랑하며 존중해야 한다는 신념을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워드는 미국프로농구(NBA)에서 센터로 활약하며 2007년부터 8회 연속 올스타로 뽑히고, 2009년부터 3년 연속 '올해의 수비수'로 선정되며 NBA를 호령했으며, 작년 11월 대만 프로농구 T1리그의 타오위안 레퍼즈에 입단했다.

(사진=연합뉴스)


이휘경기자 ddehg@wowtv.co.kr